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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세트 - 전2권 ㅣ 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백창우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남는다.
일제 시대 노래들 중 <산유화> <산 너머 남촌에는> 같은 노래들은 귀에 쏙쏙 들어왔지만, 몇몇 노래들은 좀 낯설게도 느껴졌고, 많은 노래들이 너무 단정하고 나긋나긋해서 심심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한 번 듣고, 두 번 듣고, 들을수록 입가에 계속 남게 되는 노래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걸쭉한 장사익의 음성, 새롭게 다가온 전라도 사투리의 노래, 권진원의 깊고 맑은 음색... 그리고 무엇보다 기형도의 <빈집>은 계속 울림이 남아 있어, 찡~~~하게 간지럽힌다. <눈이 오는가 북쪽엔>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선명하게 남는 음악이다. 몇몇 아이들의 노래 역시 단순히 동요라기보다는 동심을 닮고자 하는 아름다운 노래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
책의 만듦새 역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충 부록으로 붙여 놓지 않고, 한 권의 맛깔스런 장정으로 보관하고픈 CD는 물론이거니와, 단아한 책의 모양새, 계속 담아 놓고 싶은 전체 케이스 역시 너무 좋다.
또 하나, 책 앞머리에 있는 사진들과 짤막한 글들은 잊고 지냈던 감성들을 되새겨 주는 강한 이미지들이다.
처음엔 조금 비싼 듯했지만, 너무도 좋아하는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양장본을 선물로 받고, 정희성 선생님과 박남준 시인의 육성 시낭송이 담긴 보너스 시디, 오래 치지 않았던 기타를 꺼내 들게 한 악보집, 깔끔한 수첩까지... 무더기로 선물을 받고 나니, 결코 5만4천원이 아깝지 않다.
몇 세트 더 사서 대학 시절 같이 시집을 돌려 읽던, 김광석의 노래를 기타 치며 불렀던 친구들에게 보내고 싶다.
백창우 님에게 감사드린다.
올겨울이 결코 춥지 않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