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를 베끼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29
위선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시가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묘하다. 육십이 넘어 토해 내기, 모으기 시작했단다. 그렇게 이번에 나온 <새떼를 베끼다>가 세 번째 시집이란다.
한 편의 시가 한 눈에 싹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즈음에 다다르면 묘하게 한두 줄이 가슴에 턱 얹힌다. 그래서 다시 앞 부분을 그려 보게 된다.
서정시도 아니다. 추상도 아니다.
시인의 눈은 주변의 사물을, 자연을 보는데, 그는 거기서 다른 세상을 본다.
'허물'에서 속도를 보고, '새의 길'에서 공중을 보고, '하늘 비친 못'에서 가락지를, 기다림을, 외로움을 보는 식이다.
그렇게 그려 내는 말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는 고개를 젖히고, 손가락은 허공을 가리키고, 아주 무너지기도 하는 식이다.
읽다 보니, 소리 내어 읽고 싶어진다.
왠지 행을 가르고, 연을 가르고, 시인의 의도대로 띄엄띄엄 읽으면
더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좋은 시편들이다.
나이 육십에 토해 내는 시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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