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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학부생 시절, 전공 수업은 내게 매우 흥미진진했다.
높은 학점도 받았으며, 공부 자체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인지 교수님들은 내가 계속 공부하길 원하셨다.
나를 너무 예뻐해 주시고
하고 있는 학문에 대한 열정을 알아봐 주셨던
한 교수님은 내게 대학원 진행을 권유하셨고,
나 또한 그러고 싶었다.
조기졸업 가능한 학점이었으며
계속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깊은
학문 연구를 하고 싶기도 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취업 권유 및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원 진학은 뒤로 미뤄져야만 했다.
*
그런 경험이 이미 있는 내게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너무나도 충분했고 당연한 것이었다.
나 또한 지방대 출신이며,
대학에서의 강의를 꿈꿨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지방 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쳐
현재 지방대학교의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청춘의 이야기이다.
*
취업이 안되는 대학생들 중 도피처로
대학원을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하지만, 진짜 학문의 연구를 위한 대학원 진학을 선택해
현재 시간강사로 살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의 실태, 인문학 전공자의 현실,
대학원 생활의 처절함, 시간강사로의 불합리함 등..
여러 가지의 청춘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대학생 추천도서로 이 책을 권해본다.
그래서 아직도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가 싶다.
이 책은 총 1,2부로 나눠 이야기를 한다.
1부에서는 지방시 간 강사의 대학원생 시간,
2부는 지방시간사의 시간에 대해 말한다.
1부부터.. 가슴 먹먹한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지방으로 대학을 오고, 대학원 생활이 시작한 그의 삶.
강제로 조교 생활을 시작한 후 그는 '잡일하는 아이'가 된다.
등록금 및 생활비가 해결된다는 말에 시작한 대학원 생활.
그러나 현실은 6개월 근무하고 300만 원을 받고,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과 근무..!
교수의 부름에는 주말에도 달려가야 하는 그의 삶
*
원하는 공부를 위해서 부족한 학비는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이어나가는
대학원 석,박사 생활 이야기를 듣자 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속이 상했다...
학과, 교수의 잡일을 맡아하고,
그 일을 통해 다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 없고,
최소 인간으로의 대접조차 받지 못한 그의
대학원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누구든..
감금 먹먹해 지리..
그런 힘든 현실 속에서도 제자들이 바르게 학문할 수 있게,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로의 자세를 갖추고
진정으로 공부하고 가르치려는 작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
자신이 공부하면서 느껴왔던 부족함을
제자들이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는
진짜 선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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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가의 수업 중 <유언장 쓰기>과제에서
한 학생의 글을 통해.. 나 또한 먹먹했다
"인간이 환생을 할 수 있다면,
다음 생에는 공부가 아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수 있는 인생을 한번 살아보고 싶다"
젊은 청춘, 왜 좋아하는 것 못하는 걸까.
이제 우리에게는 좋아하는 일도 다시 태어나야
한 번쯤 선택해 볼 만한 일이 된 것이란다...
꿈꾸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시대.
이 말이 어찌나.. 공감되는지 모른다.
그런 청춘들 앞에 선 강사,
그리고 동시에 그런 청춘이기도 한 작가
*
"교수님은 행복하시나요?"라는 제자의 말에
그는 후회한다고 말한다.
"나는 어제를 후회했고,
오늘 후회하고, 내일도 후회할 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건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성택을 했기 때문인가 보다"
*
이 책을 대학생 추천도서라고 말하는 것은,
마냥 대학원에 대한 환상을 바로잡고,
대학이라는 곳의 실태를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모든 대학이 이러지 않을 테다
하지만 대부분이 이렇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속상하고, 화가 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바로 잡히길 바란다.
대학생들이 도피처로 대학원생이 되지 않길,
시간강사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란다.
*
대학원 진학 예정이었던 내게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