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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왠지 자꾸만 자신이 없어진다. 악역을 맡는 자의 슬픔이 우편으로 내 손에 들어왔을때, 난 슬그머니 책꽂이 한켠에 묻어뒀다. 그래 언제 마음이 좀 편해지면 읽어야지.....그래 그때 읽자... 홍세화라는 사람이 주는 부담감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자.... 사는게 정말 힘들다. 아무도 날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가슴에 묻고 아팠던 몇귀절을 곱씹어본다. 왜?라는 물음에 한국과 프랑스의 습속의 차이가 아이들의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대화가 통하지 않을때, 힘의 논리가 관철된다는 것은 내가 자식을 키우면서도 그 아이에게 힘의 논리를 알게 모르게 업악하고 있는 부분을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절때로 잊지말자고 다짐한다. 가상의 권위에 왜?라고 묻지 못하고 맥없이 굴종하는 대중에게 느끼는 비애감에 분노를 잃은 사람들에게 분노한다고...
아...나는 굴종하고 무너지고 편승하지 못하는 비애감이었다. 해서 자식들만이라도.....그 바늘구멍에 편승시키기위해 버둥거리고 발버둥치다가 조금씩 멀어져감을 느낄때 상실감이 날 슬프게 하고 분노하게 했다. 내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책을 덮고 엎드렸다. 아이들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상식이 통하는 한국사회, 그것은 내 아이들이 그런 평범함속에 정당한 대접을 받길 바라며 그속에서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길 바라는 간절한 부모의 마음이다.
회색 잿빛하늘에 안개마져 뿌연...그 무엇인가가 내 눈에서 걷혀감을 느낀다. 슬픔이 분노에서 좌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희망의 빛으로 다가와 힘을 실어준다.
40대...삶이 힘들어 고개숙일때, 내가 처해있는 사회를 다시 가늠하고 어디에 내가 서 있는지,어떻게 살것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한다. 이 고민이 힘겹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슴 깊이 새긴다. 특히, 나와같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혼돈속에 갈팡질팡할때, 사회와 격리된 듯 힘에 겨운 엄마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많은 힘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