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시게, 민화는 처음이지? - 그림에서 만나는 조선의 하루 ㅣ 십대의 교양 3
태지원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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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존귀한 용은 먼 옛날 중국에서부터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하고, 임금이 앉는 자리를 용상, 왕이 입는 옷을 곤룡포袞龍袍라고 부르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지요. 왕은 가슴과 등, 두 어깨에 발톱 다섯 개를 가진 오조룡五爪龍 장식을 수놓은 곤룡포를 입고, 용이 새겨진 의자에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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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그림처럼 구름을 가로지르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용을 그린 작품을 운룡도雲龍圖라 부르는데, 이 역시 왕의 상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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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과 응시> 속 풍경은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씁쓸하게도 느껴집니다. 국가의 기강도, 시험의 공정성도 바닥에 떨어진 당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니까요. 나랏일을 책임질 인재를 뽑는 중요한 시험이었음에도, 조선 후기의 과거제는 등용문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최소한의 공정함이 사라진 상태에서 능력과 노력으로 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웠고, 자격 없는 사람이 관직에 오르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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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고루 얻을 수 있어 운룡도 속 용처럼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세상이 되어 가는 걸까요? 수백 년 전 그림이 현재의 우리에게도 생각거리를 던집니다.

pp.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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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이나 판소리를 통해 양반들의 행태를 웃음으로 풀어냈고, 그림으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앞의 그림 <호작도>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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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역시 새해의 복을 비는 세화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림의 전체 구성이 큰 호랑이와 작은 몸집의 까치라는 전형적인 민화의 구도를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까치와 호랑이의 모습에서 단순히 복을 비는 단짝이 아니라, 조선 후기의 양반과 민중의 관계를 읽어 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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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대는 호랑이는 부정부패를 일삼고 권력으로 민중을 찍어 누르려는 양반을, 호랑이를 응시하며 당당히 대응하는 까치는 민중을 뜻합니다. 힘없고 억눌린 농민들이 권력층을 해학과 풍자로 비판하며 저항하는 마음을 드러낸 셈이지요.

pp.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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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효도하라는 효孝, 형제 사이에 우애를 다지라는 제悌, 임금에게 충성하라는 충忠, 친구와 믿음을 지키라는 신信, 인간관계에 예절을 지키라는 예禮, 의를 다하라는 의義, 청렴함을 상징하는 렴廉, 부끄러움을 알고 반성하는 태도를 뜻하는 치恥, 여덟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교에서 강조하는 인간의 기본 윤리와 도리를 상징하는 글자입니다.

이런 그림을 문자도文字圖라 부릅니다.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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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는 다름을 배척하기보다 세상의 온갖 신과 풍습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물'과 같은 성질을 지녔습니다. 중국에서 유입되었지만 하나의 신이나 엄격한 교리만을 강요하는 유일신 종교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한반도의 무속신앙과 부드럽게 섞일 수 있었고, 조선시대 이전에는 왕실이나 귀족들도 두루 따르는 종교였습니다.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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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원, <어서 오시게, 민화는 처음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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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화 속에 존재하는 소재의 상징성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민화는 민중의 그림이라 불리며 양반 계층이 아닌 백성들이 즐기고 소비한 그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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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선 시대 민화를 살피며 민화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역사적, 문화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적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고 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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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처럼 날아올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랐던 사람들의 마음, 호랑이와 까치의 모습으로 짐작하는 양반과 평민의 관계, 유교 덕목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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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에 열광하는 선비들의 모습, 제사 의식과 혼례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그림, 불로장생을 꿈꾸고 신선처럼 살고 싶어 한 이들의 욕망 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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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각각의 소주제에 맞게 다양한 민화를 담아 그림이 상징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언급하고 있기에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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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물론 가치관과 사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적 상황, 그들이 원하는 소망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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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화 속에 존재하는 소재들을 섬세하게 분석하며 조선 시대의 역사, 사회, 문화적 상황 등을 가르쳐주기에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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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를 어렵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기본적인 지식을 흥미롭게 전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림에 대해 특히 민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이 보면 신비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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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호작도>와 <십장생도> 그리고 <문자도>를 자세히 살펴보며 신기하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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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 그리고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 인문학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싶은 이들, 역사와 문화를 편하게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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