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 - 강건한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당부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인생은 괴로우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인생을 소홀히 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그런 인생에선 `초라함`이라는 쾨쾨한 곰팡이만 날로 번식할 뿐이다.
(p.25)




인간은 한가지 성격으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그러므로 타인과 자신의 성격때문에 냉가슴을 앓거나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미신을 철석같이 믿어선 안되며
자신을 우물 안의 개구리로 만드는 좁은 생각과 행동,
예를 들면 별자리나 혈액형, 십이간지, 글자 획수 운명론 따위가 말하는 망언에는 눈도 감고 귀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능성이 축소되도 자신이 작아진다.
스스로를 옭아매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다.
거대한 가능성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인간은 만능 점토처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최고의 유연성과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p.60)


아예 무언가를 미리 상상하지 않는다. 예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실과 마주할 따름이다.
미처 생각할라치면 생각이 마구잡이로 샘솟는 탓에 이내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생각은 사실만큼의 무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읽고 감동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무게 있는 생각들을 가불하듯 미리 앞당겨 갖고 싶지 않다.
매순간 홀가분하게 사실과 마주하고 싶을 따름이다.
(p.96)


막다른 길을 만나거든 생각을 딱 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그저 눈으로만 보라.
먼발치에서 보거나 멍하니 바라보라.
풍경을 보듯 훑어보는 것이다.
(p.105)

괴로움과 고민이 겹치는 고뇌는 흔치 않다.
고민의 근원은 주로 자존심, 허영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기 문제인데도 미적거리며 판단하고 대처해서 생긴 경우가 많다.
요컨대 고민은 자신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자신을 없애면 고민은 사라질 것이다.
이때 자신을 없앤다는 것은 자존심과 허영을 버리고,
판단하고 대처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거나
순리에 따라 흘러가는 대로 가만히 놔두는 것을 뜻한다.
...
자신이 만든 괴로움이라면 책임을 지고 대처하든지
아니면 줄행랑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괴로움이라면 순순히 받아들이고 겪어야만 한다.
그 또한 포함해서 인생이니까 말이다.
(p.143)


어떤 문제일지라도 임시방편으로 모면하려는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
가지고 있는 것, 예컨대 재능, 기술, 서비스, 마음, 시간, 사랑을 한껏 사용하라.
그러면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된다.
(p.155)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믿고 있는 까닭에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질병이나 사고가 유달리 커다란 불행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출세와 성공, 아름다움은 분통과 질투의 원인이 된다.
결국은 이처럼 혼탁하고 흔들리는 마음이 일상을 불안정하고 동요하게 만든다.
게다가 어쩌다 괜찮거나 운수 좋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에 대한 기쁨이 확 줄어든다.
자신은 특별해서 남보다 훨씬 더 많은 행운을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은 행복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안정을 바라는 마음만큼 불안정함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불안정함이야말로 인생의 본질이라고 단단히 각오하라.
그러면 변화와 사건을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일로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면역력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것이 안정과 평온을 바라는 인색한 삶보다도
훨씬 더 대담하고 강인한 삶이라 말할 수 있다.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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