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과의 산책

여신과의 산책
이지민 외 지음 / 레디셋고 / 2012년 6월

평소 무언가 기이하고 그리고 조금은 신기한 이야기들을 참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났을 때 더없이 반갑고 너무나 유쾌하게 읽었답니다. 처음엔 책 제목을 보면서 무언가 묘령의 여인이라도 등장하여 그 여인에게 홀린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상상했었는데 이 책은 저의 이런 상상력을 비웃으며 더 기묘한 이야기로 빠져들게 했답니다.

이 책은 단편 소설입니다. 하지만 단편소설들이 참 신기하게도 다 같이 기묘하고 무언가 분위기가 다 같이 연결됩니다. 소재는 다르지만 아 어떻게 이런 소재를 생각해냈을까 싶을 정도로 독특하여 저는 책을 처음부터 읽기보다는 번갈아 가면서 읽어보았답니다.

이 책의 특징은 바로 책의 단편들이 기이한 아침과 쓸쓸한 저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이리 저리 섞어서 읽어보았을 때는 왜 기이한 아침과 쓸쓸한 저녁인지 잘 감이 오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아침의 그래도 무언가 희망적인 느낌의 이야기와 저녁 해가 질 무렵에 나도 모르는 쓸쓸한 느낌의 결말 이야기 이렇게 조금은 나뉘어지더군요.

여신과의 산책은 이지만 작가가 쓴 단편소설로 이 책의 처음에 등장하고 있답니다. 처음 여신이라고 하기에 무언가 멋진 여인이 등장하는 줄로만 알았지만 조금은 당황스럽게 이 단편소설의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여신이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기에 더 기괴하고 조금은 더 충격적인 이야기랍니다. "여신"과 만나던 남자들. 그 남자들은 부모의 죽음 이라는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는데 여신과 함께 하기에 부모님의 죽음을 지켜볼 수 없게 된답니다. 하지만 기이한 아침인 만큼 결말 만큼은 너무 충격적이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게 조금은 따뜻하게 마음을 위로해주면서 끝이 난답니다.

그리고 다른 단편 소설들 역시도 식물인간이 되어 자신에게 이야기한다던지 그리고 먼 미래의 빙하기를 견뎌내기 위하여 준비하는 이야기라던지 모든 단편 소설들이 이런 분위기입니다. 모든 단편들이 독특하면서 기이하면서 때로는 즐겁고 유머러스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단편소설이라 한 편 쯤 지루할 법도 한 데 이렇게 기괴한 이야기로 모두 이루어져 있다니 놀라웠답니다.

평소 소설을 읽을 때 처음 몇 줄을 읽고선 지루한지 아닌지를 결정해버리는 저인데 이 책은 손에 잡은 그 때부터 계속 해서 놓을 수 없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아마 책 제목의 저 단편소설이 큰 느낌을 주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그리고 모든 단편 소설이 이렇게 독특한 소재로 그리고 독특한 필체로 이루어져서 있어서 인지 지루함 없이 즐거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