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3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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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도서관에는 <전천당> 시리즈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절정이고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게 빠져든다는데 왜 우리 학교에는 없을까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어느 도서실 수업 시간에 알게 된 사실. <전천당> 시리즈 모든 책이 대출 중이어서 늘 없었던 것이란다. <해리포터>가 처음 나왔을 때 도서관에서 볼 수 없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이렇게 도서관에서 완판 행진을 달리는 <전천당> 작가님의 새로운 시리즈라니 당연히 기대가 되었다.

 

 보석은 참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남녀 가리지 않고 영롱한 보석(모양을 한 비즈라도)에 관심을 가지고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보석이 반사하는 빛이 무언가 말을 걸기라도 하는 걸까. 세계 곳곳에서도 보석에 관련된 전설이나 저주 이야기가 꽤 많다. <마석관>에는 그런 보석들이 모여 저마다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익숙한 이름의 보석도 있지만 처음 듣는 보석 이름도 많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먼저 어떤 색과 무늬를 지닌 보석인지 확인하고 읽기를 추천한다. ‘선스톤의 강렬한 색감을 보고 첫 번째 에피소드 저주받은 자수와 태양의 돌을 읽는다면 보석의 힘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기 더 쉬울 것이다.

 

 각 에피소드가 세계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문화와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등장한다. 독서를 많이 하거나 세계사, 세계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라면 에피소드마다 배경을 금방 파악하고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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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사장 구드래곤 구드래곤 시리즈 1
박현숙 지음, 이경석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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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용은 서양의 드래곤과 다르게 제약도 많고 인간에게 함부로 해를 끼치면 안 되는 영물로 그려진다. <마트 사장 구드래곤>의 드래곤-‘구 드래곤’인지 ‘구드래곤’인지-도 위대한 용이 되기 위해 천 년을 수련하여 하늘로 승천하였으나, 승천하는 동안 너무 신나서 벼락을 소환하다가(사이킥 조명?) 자기 꼬리에 불이 붙어서 연못으로 추락해버린 비운의 주인공이다.

우선 이 책의 매력은 ‘구드래곤’의 캐릭터가 너무 독특하다는 점이다. 띠지에도 ‘오랜 시간 공들인 전에 없던 캐릭터의 탄생!’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이 인물은 뭐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아이들을 홀려서 이름을 훔쳐 가려나 싶었는데 고심해서 지은 아주 훌륭한 이름과 바꿔주는 조건이질 않나, 천 년을 수련했으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는 인간적인(!) 측면도 보인다. 거기다 눈물도 많고 감동도 잘 받는다. 피지컬은 곰도 때려잡을 것 같은데 현실은 비늘 붙이느라 바늘귀에 실을 꿰고 있다. 정신없는 도입부를 읽어나가다 보면 왜 구드래곤이 승천하지 못하고 여기서 마트를 열고 있나 자연스럽게 이해될 만큼 2% 부족하지만, 그래서 친근하고 정감하는 캐릭터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주요 등장인물인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다. 용 중의 용을 꿈꾸는 ‘구드래곤’과 같은 초자연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으레 나약하고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마트 사장 구드래곤>에 등장하는 초등학생들은 일단 유괴 예방 교육을 아주 잘 받은 ‘요즘 어린이’들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이름을 함부로 알려주지 않는 똘똘함과 신중함(?)을 보여주는데, ‘고놈 참 잘 배웠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순동’, ‘아용’, ‘영민’도 제각각의 특징과 매력이 있어서 셋이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재미있다.

<마트 사장 구드래곤>의 마무리는 다음 편이 몹시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결말이다. <수상한> 시리즈 박현숙 작가님의 저력이 보인다. ‘구드래곤’이 다소 촐싹대는 느낌이라 읽는 동안 굉장히 정신없었으나 초등학생의 속도에는 잘 맞을 것 같다. 내 책상에 올려놓는 동안 4학년인 우리 반 학생들이 수시로 와서 책을 들추고 짧은 쉬는 시간에도 빠져들어서 <마트 사장 구드래곤>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구드래곤’은 어느 장소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다음 권이 기대된다.

'책씨앗 오리지널 도서 증정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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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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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이야기나 일제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인 이야기를 읽으면 언제나 지친다. 부족한 것 없이 넘치도록 받으며 살아왔어도 당시 사람들이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괜시리 우리 가족의 고통인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 그래도 보기 힘들다고 외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눈 부릅뜨고 본다. <경성 기억 극장>도 제목과 표지를 보고 한참 손을 대지 않았는데, 오늘 책을 펼치고서 그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어나갔다.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를 읽고 나서도 느꼈는데 역사를 아이의 눈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참 매력적이다. 역사 사건을 아는 사람은 기록으로 남겨진 사실과 아이의 눈으로 바라 본 모습을 비교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역사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라면 그 역사를 전달하는 아이의 눈을 따라가며 이해해도 충분히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관련된 자료를 찾으며 새롭게 알아갈 수도 있다.

<경성 기억 극장>의 주인공 김덕구는 어머니 병원비를 대기 위해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고 신문을 배달하며 먹고 살아가는 아이다. 독립을 위해 싸우는 투사도 아니고 용기를 내어 일본순사에게 대드는 아이도 아니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우연찮게 기억을 지워주는 '경성 기억 극장'에서 일하며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경성 기억 극장>을 읽는 내내 이 말이 떠올랐다. 아픈 기억 때문에 괴로울 수는 있겠지만 그 기억이 있어야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56.p "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네. 난 기억이 길잡이라 생각하거든."
72.p '기억도 안 나는데 어쩌라고!'
87.p 정말 그래도 될까? 기억을 지운다고 내가 한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닌데...
127.p 기억을 지우면 나도 그들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까?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아하, 그래서!' 하는 부분이 있다. 그림도 눈여겨보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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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꽃 피었다 웅진 지식그림책 54
김황 지음, 전명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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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부터 각종 채소의 꽃이 한가득 그려져있어서 마치 꽃다발을 선물받은 기분이다. 나무나 풀 같은 자연을 떠올리면 보통 초록색이 많이 떠오르는데, 자연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채롭고 알록달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나 토마토, 오이처럼 열매를 수확하는 채소는 꽃을 자주 보았지만 당근, 우엉, 샐러리처럼 꽃을 볼 일이 없는 채소의 꽃까지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4학년 2학기 과학 1단원이 여러가지 식물에 관한 단원인데 우리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 '식물세밀화가' 라는 직업이 소개되었다. <비빔밥 꽃 피었다>에 실린 여러 채소와 꽃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가 되어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어나갔다.

각 페이지마다 구성도 달라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지루하지 않게 기대하며 보게 된다. 꽃 주위를 맴도는 여러 곤충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꽃밭에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아졌다.

그리고 가장 처음에 채소비빔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가 나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우와- 이 채소들이었구나!' 라고 감탄하게 된다. 구성도 좋고 알록달록 눈이 즐거운 그림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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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웅진 세계그림책 225
스리티 움리가 지음,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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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늘 무리를 이루고 집단을 형성하며 살아간다. ‘우리라는 개념은 그 집단을 끈끈하게 묶어주지만 우리가 아닌 을 배척하고 밀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을 우리끼리살아왔기 때문에 인종이나 민족에 있어서 다양성을 찾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나가서 인종 문제로 차별받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면서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낯설다. 다문화와 다양성, 세계화에 관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막상 난민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의 문제를 접하면 예민하고 날카로워진다.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을 읽으며 그림책 <벌집이 너무 좁아!>가 떠올랐다. <벌집이...>가 외부인을 받아들이는 집단이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은 새로운 집단에 들어가는 외부인의 자세나 마음가짐도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가 머물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이곳 사람 모두와 평화롭게 지내겠습니다.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여러분의 삶을 달콤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외국 땅으로 가 새로운 집단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겠다고 하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겠다고, 당신들의 것을 욕심내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그들 사이에 스며들되, 달콤한 맛을 내듯 함께 조화롭게 살겠다고 말한다. 우리와 남이 섞여 들어갈 때 얼마나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질까.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을 전달하고 이해한 페르시아의 지도자와 인도 왕처럼 우리도 서로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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