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사장 구드래곤 구드래곤 시리즈 1
박현숙 지음, 이경석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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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용은 서양의 드래곤과 다르게 제약도 많고 인간에게 함부로 해를 끼치면 안 되는 영물로 그려진다. <마트 사장 구드래곤>의 드래곤-‘구 드래곤’인지 ‘구드래곤’인지-도 위대한 용이 되기 위해 천 년을 수련하여 하늘로 승천하였으나, 승천하는 동안 너무 신나서 벼락을 소환하다가(사이킥 조명?) 자기 꼬리에 불이 붙어서 연못으로 추락해버린 비운의 주인공이다.

우선 이 책의 매력은 ‘구드래곤’의 캐릭터가 너무 독특하다는 점이다. 띠지에도 ‘오랜 시간 공들인 전에 없던 캐릭터의 탄생!’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이 인물은 뭐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아이들을 홀려서 이름을 훔쳐 가려나 싶었는데 고심해서 지은 아주 훌륭한 이름과 바꿔주는 조건이질 않나, 천 년을 수련했으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는 인간적인(!) 측면도 보인다. 거기다 눈물도 많고 감동도 잘 받는다. 피지컬은 곰도 때려잡을 것 같은데 현실은 비늘 붙이느라 바늘귀에 실을 꿰고 있다. 정신없는 도입부를 읽어나가다 보면 왜 구드래곤이 승천하지 못하고 여기서 마트를 열고 있나 자연스럽게 이해될 만큼 2% 부족하지만, 그래서 친근하고 정감하는 캐릭터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주요 등장인물인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다. 용 중의 용을 꿈꾸는 ‘구드래곤’과 같은 초자연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으레 나약하고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마트 사장 구드래곤>에 등장하는 초등학생들은 일단 유괴 예방 교육을 아주 잘 받은 ‘요즘 어린이’들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이름을 함부로 알려주지 않는 똘똘함과 신중함(?)을 보여주는데, ‘고놈 참 잘 배웠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순동’, ‘아용’, ‘영민’도 제각각의 특징과 매력이 있어서 셋이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재미있다.

<마트 사장 구드래곤>의 마무리는 다음 편이 몹시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결말이다. <수상한> 시리즈 박현숙 작가님의 저력이 보인다. ‘구드래곤’이 다소 촐싹대는 느낌이라 읽는 동안 굉장히 정신없었으나 초등학생의 속도에는 잘 맞을 것 같다. 내 책상에 올려놓는 동안 4학년인 우리 반 학생들이 수시로 와서 책을 들추고 짧은 쉬는 시간에도 빠져들어서 <마트 사장 구드래곤>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구드래곤’은 어느 장소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다음 권이 기대된다.

'책씨앗 오리지널 도서 증정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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