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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자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71
경혜원 지음 / 비룡소 / 2021년 6월
평점 :
사자를 생각하면 갈기가 멋지게 있는 수사자를 떠올리며 멋지고, 영웅스러움을 담아내는데 경혜원 작가님은 이 동화책에 암사자의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그 암사자가 "우리들의 엄마"이고, 가족과 아이들을 살피는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 가족, 내 가정, 내 아이들을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표정에서
살며시 등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
암사자의 모습에서는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비장하고, 더 강한 표정이, 그리고 몸도 아주 튼튼한 근육질입니다.
“우리 엄마는 사냥을 잘했어.
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도 말이야.
엄마의 단단한 몸은 배 속에 있는 날
안전하게 지켜줬어. 또 밝은 눈으로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았지. 빨리 달릴 때조차도...
좋아,
나도 꼭 성공할 거야!”
경혜원 작가님이 직접 "나는 사자" 창작그림책의 그림을 그리셨는데요.
작가님은 귀여운 동물들을 많이 그리셨는데, 귀여운 동물은 이미 귀여우니까 그냥 두고,
안귀엽고 무서운 동물들을 귀엽게 그려서 보여 주는 것이 좋으셨대요.
무서움 뒤에 귀여운 모습이나 숨겨진 매력에 대해 표현해 주고 싶으셨대요.
이번 암사자 그림은 경혜원 작가님의 시선이나 주관이 아니라, 정말로 암사자가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동물인지 책을 통해 보여 주셨어요.
수사자 뿐아니라 "암사자도 근육질의 튼튼한 몸을 가졌다."라는 것을 한지의 종이 특성을 이용하여 깊이 있는 그림을 그려 주셨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부분에서 저는 이 시대의 강하고 멋진 워킹맘들을 떠올렸어요.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이 일, 저 일에 치이고 시달리지만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게 있죠. 바로"가족"
가족의 안전과 건강, 평안함을 지키기 위해 본인의 힘들고, 약한 부분은 저 아래에 감춰두고
날마다 화이팅을 스스로에게 하며 이겨내는.
암사자의 모습을 보며 내 엄마가 나에게 공을 들였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내가 우리 한둥이와 랑둥이를 배속에 임신해서부터 50일, 100일... 의 시간들이 파노라마 같이 지나갔어요.
또한 사자무리에서 암사자들끼리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엄마들끼리 내 아이가 아닌데도 내 아이인냥 한명한명 챙기는 모습도 떠올렸네요.
우리 그러잖아요.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한 아이가 다치면 얼른 달려가 살펴봐주기도 하고,
내 아이와 다른 아이의 간식도 챙겨주고,
책의 처음 시작은 "나는 사자"라고 시작
하지만, 책의 말미에서는 "우리는 사자" 라고 끝이 납니다.
암사자의 독백 형식으로 시작된 듯 했으나, 특정한 암사자의 일생이 아닌, 모든 암사자의 일생을 보여 주어서 그 모습 속에서 우리의 엄마를 다시한 번 헤아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정을 이뤄서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나를 포함한 모든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의 일생을 보는 듯 했어요.
유아그림책이지만 우리가 읽어도 참 좋을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