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 국기라는 책입니다.
공부하는 틈틈히 들렀던 알라딘에서 서평단 모집 응모를 했는데 당첨이 되었더군요.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생긴 책을 보내줬는데요
맨 앞장에는 '사전 서평단용 도서'라고 써져있고요,
설명에 의하면 일러스트며 최종 수정은 가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는데 기분이 좋더군요.
서평단의 일원으로 책의 리뷰를 쓴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도 정발본 이전 단계의 도서를 받아 본 적은 없으니까요. 제가 쓴 서평을 통해 피드벡을 주고 받는다기 보다는 바이럴 마케팅의 부분이 된 느낌이었는데, 이런 책을 받으니, 제가 쓰는 글이 책의 최종 완성에 어떤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게 되더군요. 없는 시간을 쪼개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까지 했습니다.
국내에는 다른 출판사를 통해 상당히 많은 시리즈가 번역된 모양이더군요.
상당한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것 같고요. 하지만 동호회 수준의 번역수준과 오역들로 원성이 있었다고 하고요. 이번에 엘릭시르라는 출판사에서 새롭게 재출간하게 된 책입니다. (마니아가 많은 시리즈에 유독 이런 불만이 많습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같은...)
https://mirror.enha.kr/wiki/%EC%8B%AD%EC%9D%B4%EA%B5%AD%EA%B8%B0
위의 사이트는 스포일러를 가득 내포하고 있지만,이 시리즈에 관해 가장 잘 정리해 놓은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스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은 꼭 한번 들어가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접했던 소설들 중 이 책과 가장 비슷했던건 온다리쿠의 '도노코 이야기' 라고 생각하고요. 그외에도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나 어스시의 마법사정도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자 주인공 '요코'의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1권은 꼭 갖추어야 할 것을 갖추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관을 위주로한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더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생소할 정도였으니까요.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에서 일탈해,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부터 뜨악한게 사실입니다.
이런 점을 덮어두고서라도 소설의 도입부가 가독성이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없더군요. 현실세계가 배경도 아닌데, 처음부터 암살자에 쫓겨 정신없이 도망만 가는 여자 주인공 요코의 모습에서는 성장 과정이라고 넘기기에는 의아함과 생소함이 지나치게 부각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성장통의 느낌보다는 '죽음만이 해피엔딩'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세계관이나 등장인물들이 많아 거듭 읽어도 좀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배경도 글에 이입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거대한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지라 일권만으로는 이 시리즈의 장점을 모두 들여다 보았다 라고 하기 어려운것도 사실입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초반의 의뭉스러움을 꼭 참고 넘겼을때 나타납니다. 밝디 밝았던 여고생의 논리는 살기위해 점차 변해 버리는데요. '염세적'이라고 까지 느껴지는 '요코'의 검은 논리는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으로 대비되는 기타 판타지와는 다른 찐득한 가독을 유발합니다.
마치 달달한 팝보다 데스 메탈에 끌리는 청소년의 마음가짐 이랄까요.
이 글이 마니악한 인기가 있는 이유를 한결 이해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소설의 뒷 부분으로 갈수록 세계관 속 자잘한 구성이 단순화 되면서 상업적인 청량감도 더해지니까요. 후반부로 갈수록 책에서 손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소설은 대저 세계관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재미진법이니까요. 아마 1편보다는 2편이, 2편보다는 3편이 더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국의 계급을 보기 편하게 정리해 놓은 표나 각 나라의 지리에 대한 지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정발시에는 꼭 삽입 되면 좋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