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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소개
■ '선셋파크'라는 소설이고요, 폴 오스터옹(1947년 生) 이 2010년에 발표한 신작 소설입니다. 이 선셋파크라는 소설역시 (국내 출시 기준) 전작과 전전작이었던 '보이지 않는' 이나 '어둠속의 남자' 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히더군요. 폴 오스터 옹은 열린책들이 줄줄이 소개했던 과거의 작품들에서 '품격있는 추리소설 작가' 로 여겨졌었습니다. 하지만, 폴 오스터옹은 이번 소설까지 몇편이나 연속으로, 순문학에 가까운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품격있는 같은 수식은 제가 멋대로 붙여버린 것일뿐이니까요, wikipedia 에 의하면 그는 미스테리 소설 [mystery fiction], 범죄 소설 [crime fiction]과 함께 Absurdist fiction 이라는 장르의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작가로 되어 있네요. (Absurdist fiction 이란 무엇인가요?ㅎ)
무튼,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wikipedia에 그의 문학에서 등장하는 빈번한 주제 (reappearing subjects) 가 아래와 같이 정리 되있더군요. 상당히 흥미로와서 옮겨 보겠습니다.
- coincidence (우연한 사건)
- frequent portrayal of an ascetic life (금욕생활에 대한 잦은 묘사)
- a sense of imminent disaster (임박한 참사)
- an obsessive writer as central character or narrator (중심인물이나 나래이터가 강박적 작가)
- loss of the ability to understand (이해력의 상실)
- loss of language (언어의 상실)
- loss of money - having a lot, but losing it little by little without earning some new money any more (돈의 상실)
- depiction of daily and ordinary life (평범한 생활에 대한 묘사)
- failure (실패)
- absence of a father (아버지의 부재)
- writing and story telling, metafiction (이야기 기법이나, 메타픽션에 관한 글쓰기)
- intertextuality (상호 텍스트성)
- American history (미국 역사)
- American space (미국 공간)
폴 오스터의 가치
■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나누는 경계란, 작법서의 글쓴이가 누구냐에 따라 변동이 있기 마련이지만요. 저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이야기를 통해 어떤것을 추구하느냐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순문학은 '메시지의 전달'에, 대중문학은 '독자의 즐거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에 대해 참고로 하기에 좋은 글 -> http://orumi.egloos.com/3964658 ) 제가 이 소설을 순문학이라고 여기는 까닭은 이 '선셋파크' 라는 소설이 장르소설이 품을만한 등장인물과 사건을 오롯이 가지고 있는 주제에 비하여, 기본적으로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하는 가독의 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박카스 같은거예요, 꽤 맛있는데도 '약국에서만 판매'하잖아요.
박카스야 맛도 좋고, 효과도 좋지만, 이 소설에서 꼭 좋은것만은 아닙니다. 이완 멕이완이나 코맥 맥카시와 흡사한 이런 색깔은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함을 가중시킵니다.
이 소설에서는 기본적으로 별다른 사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네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문제를 안고 한 허름한 폐가에 머물게 되고요. 그들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는 와중에, 그들의 사연은 해결되거나 또는 심각해집니다. 영화와 소설간 쌍방향 소통이 자주 등장하는 작가답게, 폴 오스터 옹은 이 소설속에서 1947년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해'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818 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찾아본 영화의 스토리는 결과적으로 소설과 맞닿아 있었으며, 이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대략적 밑바탕을 제공하더군요. 영화의 내용 자체가 '선셋파크'의 구성이나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으니, 이 소설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줄거리 정도는 한번 훝어 보는게 좋겠네요. 물론 누군가 그게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폴 오스터의 재미
■ 개성있는 작가의 최신작이 중량있는 번역가에 의해 꾸준히 발매된다는건 정말 좋은 현상이예요. 또 어떤이들은 이 책에서 과거그리고 현재 미국 시민들의 고통이 결국 닿아 있으며, 이런 고통의 평행이론에 의거해 많은것을 느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난 이야기로는 생각되지 않더군요. 저는 결과적으로 좋은 순문학이란 좋은 대중소설과 맞닿아 있다고 여기는 편이니까요. 정말 뛰어난 작가는 뛰어난 이야기에 자신의 생각을 녹여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이야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아내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