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파이 이야기에 앞서,

 

얀 마텔의 '파이이야기'입니다. 10살이나, 12살즈음 어린시절에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싸우는 모든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  '소년과 바다' , '파리 대왕' , '13소년 표류기' 같은 책들 말이죠. 책을 읽은후에는 언제나 이야기의 잔상이 선연하게 남아 파도와 해적에 맞서 싸우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이 소설, 분명 재미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파이 이야기'가 앞서 언급한 소설들과 같이 자연에 맞서 싸우는 인간의 발랄함을 보여 준다거나, 불멸의 희망에 관한 소설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반부의 엄청난 지루함과 장광설을 생각하면,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한테는 그다지 좋지 않겠다,' 라는 생각도 들 정도이니까요. 이 소설의 팬분이시라면 죄송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저는 글의 전반에 걸쳐 심장을 꽉 죄는 긴장감으로 독자를 끌고 가는 소설을 선호하니까요. 이 초반부의 지루함만은 좋게 볼수가 없네요.

 

 

파이 이야기 강점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가독성이 올라오는 포인트는 표류 이후더군요. 무쇠칼로 삶은 계란을 싹둑 자르는 듯이 표류 이전에는 '이게 뭐야,' 같은 생각이 들게했던 책은 표류 이후부터는 생생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변했습니다. (그 어린시절에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나게 만들정도로 가독성이 엄청난데요, 그 상태로 이 글의 백미인 충격적인 결과을 맞딱뜨리는 순간,  '꽝'

 독자는 지금까지 맞볼수 없었던 충격과 공포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이 책의 결과를 알 게 된후에, 모험기나 소년 활극에 그칠법했던 소설은 전혀 새로운 글로 다가오게 되고요. 그 서술의 이중성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복선

 

동물 각각이 상징하는 인물에 대한 충격의 마무리도 있지만,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복선은 인류 스스로에 비판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환상의 섬'과 그곳에 사는 '미어캣'의 이야기는 각각 '낮에는 채식주의자였지만, 밤에는 인간고기까지 해치우는 파이 자신에 대한 이중적 의미'로 , 비뚤어진 인류에 대한 상징이었고요. 그 밖에도 매우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많은 소재들을 접할수 있었습니다.

 

 이 글의 극적 구성은 지금까지 찾아볼수 없었던 완전 새로운 것이며 다시 나오기 힘들것 같네요. 작가의 차기작을 몇편 읽어 보았는데요. 그 모든 소설은 이 소설이 그의 프로필의 최고 점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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