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 보 :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입니다.

 

일본에서는 1990 년도에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도에 발간된 책으로 양국 모두에서 발매된지는 상당히 오래된 소설이고요

 

일본에서는 2004년 1부작 드라마로 편성되었습니다. 국내 출판사에서는


'방과후'라는 학원물로 데뷔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클래스를 한단계 상승시킨 소설로 소개하고 있었고요.


개인적으로도 지금까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중에서 상당히 뛰어난 소설이 었다고 생각되더군요,

 

 

장르와 가독성 :

 

이 소설은 구혜영님이라는 분이 번역을 하셨는데요, 지금까지 관행처럼 번역되었던

 

빠른게 주고받는 대사체의 문장, 의도적으로 제거된 조사등 경쾌한 가독과 일본어의 특징 때문에 사용되었던 번역체에서

 

탈피해서  '나라말싸미,,,' 스럽게 번역 하셨습니다.

 

'어렵게 읽힌다거나' '초기작의 루즈함' 등, 번역으로 인해 독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것 같지만요, 저는


이 글의 번역체가 마음에 들고요, 이 소설에 대해 제가 취하는 호감의 큰 부분을 역시 문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시작은 방송국 개국특집 드라마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한 아이가 다른아이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요,

 

그들의 숙명임을 깨달는다.' 가 시작 장면이라니까요,

 

 

 

다소 작위적인 시작에서도 암시하고 있듯이, 지금까지 접했던 근작 소설과는 다르게, 비주류적인 비장미가 가득한 소설이었습니다.

 

책장이 팔랑팔랑 넘어가기 보다는 한장한장이 무겁게 넘어가는 소설이랄까요,


그만큼 다른 소설에 비해서는 가독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편이었지만요, 반면 글 전체적인 우직한 힘, 묵직한 여운은 높은 쪽이었습니다.

 

 

구혜영님의 번역체는 이러한 분위기를 잘 살려 준다고 생각되더군요.

 

한편으로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게이고의 소설에 대한 선입견이 경망스런 문장에 좌지 우지됐던건 아닌가

 

라는 반문을 해보았습니다.

 

분명 몇개의 소설은 작품에 어울리는 문장으로 번역되었다면 훨씬 뛰어난 평가를 받을수 있었을 겁니다.

 

 

 

 반 전 및 추 리 :

 

 

이 책에서 또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추리가 풀려나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은 총 3개의 시선에서 추리가 풀리는데요,

 

극중 형사역을 맡고 있는 '와쿠라 유사쿠'의 시선이 메인이지만요, 한편으로는

 

'유류 아키히코'의 부인이자 유사쿠의 첫사랑인 '미사코' 의 시선,


또 와쿠라 유사쿠를 제외한 경찰들의 시선으로도 전체적인 사건의 전모가 밝혀 집니다.

 

이 세개의 시선은 서로 겹쳐서 맞물리기도 하지만요,

때로는 서로 다른 다른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므로, 서로의 추리를 견제하거나, 방해하며,

 

사건의 해결과는 다른 방향으로의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엄청날 정도로 세 개의 시선은 모두 정교하게 맞물려 있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꼭 맞아 떨어집니다.

이러한 치밀함은 대저 작가의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그런 치밀한 종류의 것이었고요

 

 

 

총 평 :


이 소설에 부록으로 실려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원물로 시작했지만, '범인은 누구고 이건 어떤 장치에 의해 일어났어.' 라고 외치는 추리 소설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이번 소설은 전혀 다른 장르 소설로 만들 생각으로 세밀한 밑그림을 그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설의 뛰어난 완성도를 보았을때 대체로 맞는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반드시 마지막에 읽어 달라고 부탁했던 마지막 문장은.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억지 설정임 듯 싶었습니다..

이렇게 눈에 생생히 잡힐정도의 비쥬얼과 막장 드라마에 걸맞는 인간관계 를 가진 소설이라니,

우리나라애서 뒤늦게 영화화가 되거나 드라마화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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