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참새의 일대기 - 인간을 위로하고 사랑하고 꾸짖었던 클래런스의 생애
클레어 킵스 지음, 안정효 옮김 / 모멘토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마지막으로 동물에 관해 읽은 책은 이종인 선생님의 '돼지의 추억' 이었습니다.

 

(돼지의 추억 리뷰 = http://blog.naver.com/haoji82/70138899906)

 

그리고 이 책은 안정효 선생님의 번역서입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두분 모두 한국에서 손꼽히는 뛰어난 번역가로서 굉장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공교롭게도, 두분의 동물에 관한 수기를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접하게 되었네요.

 

돼지의 추억이 농장에서 돼지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에서 실존 했던 참새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돼지는 그냥 돼지였지만, 이 참새는 그냥 참새가 아닙니다. 이 참새는 다른 참새와 달리 인간에 길들여져 함께 살았으며,

 

전쟁의 공포와 혼돈에 질려있던 사람들에게 노래와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영웅' 참새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은 모두 '세상이 이런 일에' 가뿐히 나올만한 사건입니다.

 

 

이 책은 피아니스트인 클레어 킵스에 의해 씌여졌습니다.. 그녀 스스로 밝혔듯이

 

수식어를 거의  배제한 간결한 말투를 사용해 서술하고 있는데요. 안정효 선생님의 번역체는

 

그녀의 회고적인 어투어 어우려져 지금까지 없었던 번역체의 말투를 이루게 됩니다. 그중 한단락을 소개하자면,

 

  •  그에게 홀딱 반한 듯한 여성들 가운데 가장 멍청하고 감상적인 새는 어느 작은 푸른박새였다. 그녀는 그가 자리를 잡은 창가에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끊임없이 출몰해서는, 오르락내리락 날개를 퍼덕이고, 창문을 쪼아대기도 하고, 자신의 따뜻한 정열을 제발 받아달라고 처량하게 애원했다. 내가 채광창을 열어주자 그녀는 당장 쏜살같이 날아 들어와서는, 바로 옆에 내가 서서 자꾸 말려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새장 옆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거나 지붕 위에 올라앉아서는 지극히 처녀답지 않은 태도로 날개를 떨어대었다. 이럴 때면 대부분의 경우에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이를 먹는 식당으로 내려가서, 씨앗을 까는 솜씨를 굉장히 멋지게 과시하면서, 내가 아가씨를 손으로 밀어서 쫓아내 그를 귀찮은 처지에서 해방시켜 줄 때까지, 딴청을 부리며 얌전히 기다리고는 했다

 

이같이 참새의 행동이나 정황은 클레어 할머니가 설명을 듣는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됩니다.

 

 

 

다만 이런  절제된 설명 조의 어조는

 

사람과 동물간의 유대를 따뜻하게 만들거나, 친숙, 친밀하게 만드는데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참새라는 동물과 사람과의 유대를 완전히 이입하기는 힘들었다고 할까요,

 

제가 직접 이 일을 겪는 다기 보다는 남의 시선을 통해 한차례 걸러 듣게 되면서요,

 

참새의 행동 관찰적인 부분에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어정쩡한 거리를 취하게 되더군요.

 

 

그럼으로서 제가 원하는 동물 문학의 그것을 느낄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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