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의 '인생'
'중국 문화의 이해'라는 과목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일주일에 한번 수강하는 2학점 짜리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중간중간 중국 현대사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교환하는 비교적 쉬운 수업이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대략 3편의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대부분의 영화가 중국 3세대 감독들에 의해 만들어진 딱딱한 영화들이었고요,
당시 저는, 어렸으므로 단순히 시간을 때우며 졸거나, 때로는 딴청을 하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사실은 원래 대학생이라는 종족이 좀 그렇지 않은가요? 장기적인 안목없이 단순한 현실을 소비하죠.)
대부분의 영화들이 지금은 거의 잊혀졌지만, 한 영화는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네요.
'장이모' 감독의 '인생'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저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저렇게 기구하며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보내고도 거기에 안주하는
삶을 살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영화입니다.
이 소설은 그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물론, 이토록 거대한 소설,
장이모 감독은 기본적인 뼈대만 가져 갔을 뿐 대부분의 세세한 사항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영화를 만들었지요.
이 소설은 푸구이의 '불행이 반복되는 삶'에 관한 소설입니다.
그는 집안의 몰락과 아버지의 죽음을 자초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던 어머니의 죽음을 돌보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두 아이들을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먼저 보내고, 사랑하는 아내 또한 먼저 보내고 맙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행복합니다. 믿을수 없을 지경이죠.
이같은 위화감이나 모순은 인생에서, 얻는것보다 잊는것이 훨씬 많은 우리가.
'과연 행복한걸까' 라는 의문을 제시하며, 우리의 행복은 진실된 것인가에 대한 의문조차 들게 합니다.
'당신 과연 행복한가요?'
물론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독자들은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인생'
진정으로 뛰어난 작품은 말이 필요없습니다.
분명히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글을 다 읽을때쯤 작가가 제시하는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