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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남자와의 강제결혼, 7년간의 정신병원 감금생활, 딸의 자살 등을 겪으면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쇠약해지는 그녀는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녀는 7년 동안의 병원생활 후,일본으로 끌려간 지 37년 만에 마침내 조국 땅을 밟는다.)
위의 줄거리는 출판사의 서평을 간결하게 수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의 글은 출판사의 서평 원문입니다.
(★★ 일본은 철저하게 그녀를 무너뜨린다. 사랑하는 정인과 인연을 끊고 강제로 일본남자의 아내가 되었다가 종국엔 ‘미친 여자’로 몰려 정신병원에 수용된 그녀.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저버리지 않았던 것은 “조국은 날 잊지 않을 것이다”는 믿음이었다. 해방 된 조국이 조선황족들의 귀환을 막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그녀는 그 외로운 믿음에 기대 7년 동안의 감금생활을 견딘다. 그리고 일본으로 끌려온 지 37년 만에 마침내 조국 땅을 밟는다.)
두개의 줄거리를 자세히 읽어보면 유사한듯 보이지만, 상당히 다르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좋은 예와 나쁜예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네요, 어찌됐든 소설은 '진실'보다는 '짜여진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소설적 감동을 안겨주어야 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모든 문제는 역사적 진실과 다른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작가는 소설속에 왕이 지정해 준 약혼자라던지, 옹주의 뒤를 쫓아, 그녀의 귀국을 도모하는 박무영이라는 인물이 등장시키는데요,
이는 명백한 허구입니다.
'사랑하는 정인과 인연을 끊고' 강제결혼이라는 문장은 틀렸습니다. 역사적 진실은 '강제 결혼' 까지만 입니다.
옹주가 고종의 죽음과 일본에서 볼모생활을 하는동안 받은 압박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설속에서 옹주는 '정신이 멀쩡하지만 미친여자를 연기' 하는 늬앙스를 풍깁니다.
이방자 여사등 주위 사람들에서 증언에서 알 수 있는 '병'을 '미친여자로 몰렸다' 라고 각색합니다.
게다가
까놓고 말해 이 소설은 문장력이 떨어집니다! 고증이 부족합니다! 스토리에서 삼류 냄새가 납니다!
각종 단점들이 돌출되어 있습니다. 도저히 프로 소설가가 쓴글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이고요,
그저 블로그에나 올리고, 지인들끼리나 돌려 읽어야할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작가의 대단한 애국심, 그리고 출판사의 반일감정에 호소하는 판매 전략은 과연 제대로 먹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았고,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더군요,
어떤이들은 이 책의 완성도 보다 이 소설을 통해 드러난 진실 즉 덕혜옹주에 관한 '사회적 고발' 의 기능만으로
이 소설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형편없는 문장과 거짓에 가까운 고증, 그리고 애국심에 호소하는 판매전략등으로, 역사적 진실속에 숨겨져 있는
순수한 슬픔을 오히려 희미해져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덕혜옹주,,, 그 역사적 진실이 작가가 싸구려 상상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일본에 유리한가요?
볼모로의 출국, 강제 결혼, 따돌림, 오랜 감금생활, 예상되는 거대한 슬픔들,
모든 사실이 옹주가 부당한 대접을 받았으며, 강인하지만 불쌍한 여성이며, 일본에 의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녀의 정밀하고 세밀한 감정의 흐름이나, 보다 구체적인 역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죠,
결국
진실은 싸구려 감상에 잠식당했습니다. 이런 3류 소설때문에 말입니다.
이 소설은 실로 단점만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존재의 가치가 전혀 없다고 해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은 덕혜옹주에 관한 이야기를 실력있는 작가가 철저한 고증을 거처 한번 더
조명했으면 하는 점입니다.. 권비영의 이런 글쓰기로 묻히기에는 덕혜옹주의 진실이 조명해 줄 수 있는
우리의 아픔들이 너무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