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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서점대상' 수상작입니다,
일본의 문학상은 다양하고, 여러 장르에 걸쳐 있으니까요, 어떤 것이 좋을 책을 고르는 좋은 방법인지 좀처럼 감을 잡을수 없을 때가 있죠.,
'서점대상'은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각광받는 PR방식으로 역사가 오래 된 건 아니지만, 그 의도와 방식이 제법 신선합니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작은 기사를 발췌해 보았습니다.
'2004년 4월 15일 일본에서 제1회 서점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수상작은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서점대상이란 서점 종사원들이 대규모 감정단을 구성해 한 목소리로 재미와 감동이 있는 책이라고 강력히 추천하며 팔고 싶은 책으로 지목한 ‘인기상’이다.
기존의 문학상은 소수의 전문가나 관계자들에 의해 선정되기 때문에 독자의 취향이나 의견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도 과거와 같이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으며, 이는 전체적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소설 시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런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서점 종사원들이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을 선정해 독자들이 자칫 놓치기 쉬운 주옥같은 작품을 세상에 알리고자 만든 것이 바로 이 서점대상이다.
일본 전국의 242개 서점이 참여하여 1차 추천을 거쳐 상위권에 오른 10종을 대상으로 다시 2차 투표에 들어가 대상작을 선정하였는데(중략)'
2004년부터 시작된 역대서점대상수상작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4 박사가 사랑한 수식 / 오가와 요코
2005 밤의 피크닉 / 온다 리쿠
2006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 릴리 프랭키
2007 한 순간 바람이 되어라 1-3 / 사토 다카코
2008 골든 슬럼버 / 이사카 코타로
2009 고백 / 미나토 카나에
2010 천지명촬 / 우부카타 토우'
저도 2004년도 부터 빠지지 않고, 수상작을 꾸준히 읽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대중성과 문학성이 적당히 버무려 있지만, 문학쪽에서 수상하기에는 곤란한, 그래서 늘 2등 3등에 머무는
'만년 과장' 쯤 되는 작품들에게 몰아주는상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나, '골든 슬럼버'같이 정말 뛰어나다기 보다,
왠지 출판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같은 소설이 연달아 수상을 하고 나서부터,
최근 몇년동안은 계속해서 비장의 한수를 뽑아들고 있네요. 순문학이 아닌 장르문학에도 아낌없이 상을 수여하고 (고백), 심지어
2010년 수상자인 '우부가타 토우'는 '컬드셉트'라는 카드 환타지물을 쓴 작가로,
라이트 노벨계에서나 알아주던 생소한 신인이니까요,
최근에는 주로 영문학쪽 고전들을 읽고 있던 지라,
일본 소설은 오랜만이었는데, 다행히, 이 '고백'이라는 소설은 장점이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틀에 박힌 형식이나 복선이 아닌 참신한 시도가 다양하게 담겨 있었는데, 매 시도는 이야기에 점진적인 힘을 으로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장점은 '구린면'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과 같이, 다수의 화자가 번갈아가며 극을 진행하는 추리소설의 가장 큰 단점은
모든 인물의 성격이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늘 생각했습니다. 살인이라는 사고의 발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관과 인생에 대한 비약이 심한 '구린' 인물이 생기게 마련인것이죠.
이 소설은 다르네요.
각자 자신을 대변하는 5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읽다 보면요, 어느 한명에 대한 이질감은 좀처럼 부각되지 않습니다.
이는 작가가 이야기의 합을 타이트하면서도 꼼꼼하게 조립했으며, 캐릭터 한명한명의 성격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죠
또, 숨어있는 결론을 '짜짠~' 하면서 드러내는 뒤통수 후리기 보다는
이야기에 숨어있던 또다른 이야기를 슬그머니 드러내 독자를 놀래키는 이런 구성은
그녀가 선택한 '독백'이라는 서술에 정말 잘 어울리는 방식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원죄', 그리고 '누가 죄를 벌할것인가.' 라는 철학적인 주제 또한 드러냄으로서
나름의 철학적 가치와 사회고발 기능도 갖추고 있었고요,
이 글의 단점이라면요, 소설의 말미에 자기 자신을 장르적 성격에 가두어 버린 비약이 심한 몇몇 소재들에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에 이게 현실?'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허구로 스스로 뛰어듬으로서,
이 소설이 독자에게 줄 수 있었던 장르문학 이상의 가치를 앗아가 버렸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