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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ㅣ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발표 됐을 당시,
사건에 대한 강박적 접근방식 (트루먼 카포티는 단식을 하는 사형수, 페리스미스에게 죽을 떠먹여 주면서 까지 그의 진술을 이끌어냈다고 하네요)
장르를 모호하게 만드는 서술방식과 수백명의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사건을 소설적으로 구성하면서도 사실에 근접하게 만드는 완성도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트루먼 카포티의 대표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글이죠.
전체적인 줄거리에 집중하다면 이 글은 한 가족의 살해에 대해 다루고 있는 글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살해와 그 잔인함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고어적인 공포로 다가왔을 살해 방식에 있어서는 에둘러 취함으로서
이 소설이 살인사건을 다루는 류의 스릴러라기 보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후의 찾아오는 공황 그리고 슬픔, 집착이 뭉뚱그려진 감정과 그것들이 아물어 가는 단계를 서서히 그려나가는 글이며,
살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변화를 다룬 보고서 형식의 글이라는데 더욱 동의하게 만듭니다.
한, 두명에서 시작된 공황은 점차 커다란 것이 되고, 또, 그것이 사라지고
누군가는 이 살인 사건으로 인해 세상을 조금씩 등지게 되며,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을 아픔으로 기억 됨으로서 남겨지는
기다란 보고서를 읽게 된다면, 이 충격적인 살인 사건 결국,
인간의 일생과도 결부되는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은 실존사건을 극화 시켜서 소설로 만드는 글들이 취하는 단점,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지고, 기승전결등 극적 전개에 있어 취약함을 보이는 류의 단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작품입니다.
놀랍게도,
작가가 사건의 결과나 과정보다는 그 이면의 것에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임으로서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말을 대부분 수용함으로서,
다소 정신이 산만하고 초점이 흐려질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평상시 '사건과 사람들' 류의 기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나, '그것을 알고 싶다' 애청자들
혹은
살인자들과 그들을 쫓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이 글을 무척 흥미롭게 읽을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그들에 대한 총체적인 보고서나 마찬가지이므로 말이죠. 특히 살인사건의 관련자에 관한 묘사는 집착적인 정도로 꼼꼼하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리얼리즘 보다는 극적 전개를 좋아하며 곁 가지가 생략되고 스케일이 큰 마초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추리소설 마니아들에게
이 글은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범인들은 프로파일링이나 과학수사를 통해 잡히는것도 아니며, 단지 우연한 제보에 의해서 잡히게 될정도니까요,
물론 그 누가 이 책을 읽던지 간에 미국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작가,
종종 허밍웨이와 양대산맥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 문장의 아름다움은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단편 소설을 번역함 (하루키는 문장력이 뛰어난 작가의 작품을 번역해 자신의 것을 만드는것으로 유명합니다..)으로 익히
증명한바 있는 작가인 '트루먼 카포티'의 작품이 이토록 즐겁고 흥미롭다는데
놀라게 될 것이라는데 한표를 던지겠습니다.
음, 글을 읽으면서 내내 의문이었던건 모든 것을 조사해서 그것을 시간대 별로 정리해 엮은 트루먼 카포티의 본인의 모습이
책속에서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역 신문기자, 혹은 주인공과 친분이 있는 누군가인것 처럼 보이지만, 실명으로 사건에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가 이 사건에 보인 강박적인 접근 방식에 비추어 보았을때, 매우 의외의 모습이라고 생각되더군요.
트루먼 카포티에 대해 참고하면 좋을 기사.
트루먼 카포티에 대한 위키백과사전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