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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역시 황석영 작가님 입니다. 기본은 해주신다고나 할까요,
1년에서 2년, 짧은 시기에 작품을 발표 하면서도, 발표하는 모든 소설이 균질한 밀도의 문학성, 가독성, 독창성을
가진 작가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학을 위해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소설은 최근에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아가미'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바리떼기 이후 라틴 아메리카식 리얼리즘을 포기한듯,
개밥바라기 별, 강남몽과 같이 현실 사회의 문제에 관한 소설을 중점적으로 발표하시던
황석영 작가님의 돌아온 라틴 아메리카적 리얼리즘!
즉 환타지적인 세상을 나타냄으로서 사회에 대한 문제를 은유적으로 제기하는 형식의 소설입니다.
꽃섬이라는 허구의 공간을 살아가는 딱부리라는 소년과 그를 둘러싼 세계는
우리와는 동떨어 진듯 하면서도 사실은 우리사회의 그것을 보는것과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소설자체는 청소년 성장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홉살 인생'을 읽어 보신분들은 그와 흡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소년의 시선에서의 간결하면서 쉬운 문장, 가독서 있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소설인지라,
문장으로서 뛰어나다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생동감 있는 소설속 현실에서
드문드문 현실감이 가득한 정곡을 찌르는 문장들로 독자에게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소설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들과 이슈성은 우리나라의 현실의 문제들과 맞닿아 있어요.
아주 작은 구역에서 조차 계급을 이루어 살며, 누군가 낙오된 자리를 누군가는 채우는 구조,
자신들이 소비한 쓰래기이지만 그것을 치우고 그것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사람들은 업신여기는 도시의 사람들
소비 자체에는 의의를 두지만 정작 그것이 발생하는 문제인 쓰래기나 매립지에는 무신경한 정부와 기업,
그리고 돈을 최고의 가치에 두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자연조차도 망가뜨리는 세태,
여러 문제들을 우리는 소설을 통해 찬찬히 들여다 볼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비판이 있을수 있겠습니다. 누가 옳은가 또는 맞는가 같은 좀 더 적극적인 참여의 시선이라기 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은 세계관에서, 선악이 분명한 문제만을 다루는 것은 어떤의미에서는
현실 문제에서 다소 거리를 두려는 의도나, 때로는 책임 회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의로운 척'이 아닌, 정의로운 시선을 견지하면서 소설적인 서사를 잘 유지하고 있는 소설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이 한없이 0에 가깝다는 사실로 미뤄봤을때,
이 정도의 위치에서 사람들 스스로의 자각을 일깨우는 가치만으로도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되고요.
뭐니뭐니 해도 일단은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힌다는 것,
'귀신'이니 '꽃섬'이니 하는 비 현실적인 소재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수 있게 한다는 점,
모두 황석영 작가님 쯤 되야 할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