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평점 :
김애란 씨는 문단에서 오랫동안 많은 기대를 받고 있던 받은 유망주입니다.
그녀의 단편소설집인 '달려라 아비'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다소 뻔한 전개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그리고 깊이있는 문장으로 풀어 놓아서
기성작가 못잖은 글을 쓰는 신인작가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은 그녀의 장편 데뷔작으로 발간 전부터 대중으로 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장편을 한번도 발표하지도 않은 신예의 소설이 이토록 이슈화 된 적이 있었던가 묻고싶은 지경입니다.
발간후에도 온, 오프 라인의 베스트 셀러 상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의외의 측면이 크네요.
이 소설은 조로증을 앓고 있는 어린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조로증은 인체에서 Ageing 을 담당하는 특정 유전자가 손상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허친슨-길포드증후군 Hutchinson-Gilford syndrome' 불리우는 병입니다.
(참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483586)
어린나이에 빨리 죽는다 불치병, 외관이 빠르게 늙어 버리는 특수성으로 인해,
오랜 세월동안 연구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분명 드라마틱한 질병이 틀림없지요.
김애란씨는 조숙한 이 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를 나열합니다.
빠른 결혼과 성공 하지만, 아들의 병원비를 위해 고생하는 철없는 아빠와 엄마,
자신의 질병을 돈과 시청률로 바라보는 사회의 이면들, 이런것들은 흡사
우리중 누군가 소년에게 바라는 듯한 성숙한 모습과, 불공평한 병맛 사회의 모습으로,
책의 전반에 걸쳐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
그녀의 이 장편소설은 많은 부분을 대중성과 타협을 했음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간결하고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성 소재며,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내일입니다 같은 인터넷 어딘가에 둥둥 떠다닐것 같은 짧고 명료한 주제며,
간간히 또래의 그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주인공의 명대사들로 독자들을 사색에 잠기게끔 만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모두가 빤히 바라는 그것을 정확하게 꼭 찝어 소설로 냈으니, 분명 지나치게 많은 타협을 한걸테지요,
이 책에서 그녀의 개성 자체는 묻혀 버립니다.
잘 짜여졌다기 보다, 독자의 가독을 위해서, 작가의 개입여지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이야기,
왠지 뻔한 스토리와, 코끝은 간질간질한데, 눈물이 주르륵 떨어지지는 않는 무난한 흐름
이런
상투적인 전개와, 무난한 선택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열광하며 기다렸던, 그녀 자신의 아이덴티티는 전혀 드러나지 않네요.
확실히 이 정도의 이야기와 문장을 처음 보는 새로운 작가가 발표했다면 조금은 술렁거렸을 테지만요,
그 사람이 단편에서 독보적인 참신함과 자신만의 개성을 인정받던 김애란이라면요?
글쎄요,,,,, 후한 점수를 줄수가 없어요.
김애란씨로서는 불공평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