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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코웬 형제의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굉장한 수작이었으며, 특히 안톤 시거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번들번들한 기름머리며, 표적을 향한 불같은 집념, 태연하게 살인을 자행하는 악랄함
여러가지 의미로 아주 쇼킹한 역활이 었음에도 마치 원래 그렇게 태어난 사람인듯이 연기를 하더라니까요,,,,
아무튼 여담이지만, 책을 읽으니 당시 안톤의 눈빛이 다시 한번 확연히 떠올랐습니다.
형편없는 영화의 원작이 굉장한 수작인 경우는 많지만요,
좋은 영화의 경우라면 원작또한 수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 편인데요,
이 영화는 제 생각을 증명하는 편이었습니다. 뛰어난 영화의 뛰어난 원작 소설인 셈이죠.
미국에서 이 책은 2005년도에 발간 되었으니 말이죠,
1933년인 코맥 옹의 나이를 고려해 봤을때, 만 72세의 나이에 발간된 소설인 셈인데요,
고령의 나이가 무색하게,
그의 전작보다 오히려 더욱 세련되지고, 함축적인 세계관은 좀 더 확연히 드러났으며, 뛰어난 가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욱 문학적이라기 보다는 더욱 대중적이되었다, 라는 의미에 가깝고요,
그렇다고 그 스스로의 특징적인 서사나 스타일을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장르인것도 아니므로,
코맥 옹 스스로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면서 대중적인 진화를 가져갔다고 보는것이 좋겠습니다.
여러모로 대단한 일이죠,
일단의 황량한 대화나, 구성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여백 그리고 자조적인 말투들,
이야기의 배경 자체는 도시이지만
이곳이 도시인지 '국경시리즈' 의 황량한 벌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제가 그 나이쯤 된 영향력 있는 작가라면, 하고싶은 말이 엄청 많아 질것 같아요,
하지만 코맥옹은 그런 잔소리들은 서사에 힘을 빼지 않는 편에서 아주 훌륭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아니, 보안관 벨의 시선으로 대표되는 작가의 시선은
오히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서사와 맞닿아, 소설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이나 이미지를 한껏 끌어 올리는 긍정적인 쪽이었습니다.
인물의 절제된 대사와 황량한 분위기기 같은 자신이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가독성도 그리고 장르적 재미도 업그레이드 된 소설로
우리나라에서 꽤나 잘팔렸던 '로드' 보다 오히려 읽어볼만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물론 가장 좋은건 '모두다 예쁜말들' 입니다만,,,, )
아, 그리고 제목이 참 좋지 않나요,
한글로 번역된 제목도, No Country for Old Men 라는 영어 제목도 모두 어감이나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이 잘 살아나 있어서요,
제가 아는 소설중 진심으로 뛰어난 몇개의 제목중 한개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