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스타 1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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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작, 영어로는 트릴로지(Trilogy)라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이 그 시작점이라고 하지만, 더 멀리 올라간다면 그리스 시대의 희곡까지 그 기원을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장르 소설에서는 좀 묘한 일이 있는데, '무명의 작가가 여러 에이전트에게 소설을 거절당한 후 어렵게 데뷔한 소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한다.' 같은 데뷔 스토리를 가진 소설은 대체로 3부작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수잔 콜린스(Suzanne Collins)의 헝거게임 시리즈, 에리카 조핸슨(Erika Johansen)의 티어링 시리즈, 스테프니 메이어(Stephenie Meyer) 의 트와일라잇도 초기에는 3부작이었던 것 같군요.

위의 소설 대부분이 대중적으로 흥행한 시리즈입니다. 반면 권수를 거듭해 갈수록 점차 확장되는 세계관을 잘 추스르지 못하고 비판이 늘어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제가 접한 대부분의 삼부작들이, 비판이 타당할 만큼 후반부로 갈수록 급속도로 망가졌습니다. 이런 일들은 세계관의 연장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시작된 삼부작으로 인한, 작가의 상상력 결핍(혹은 능력 부재)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소설의 작가인 '피어스 브라운'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레드 라이징 시리즈>가 원래 3부작을 염두에 두고 계획되었다고 밝히고 있었습니다.



시리즈를 완독한 시점에서 저는 레드 라이징(Red Rising) 시리즈가, 3부작으로 구상 되었다는 작가의 인터뷰를 믿는 편입니다. 긴 호흡을 예상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구상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면, 3편 격인 <모닝스타>에서 이 정도의 가독성이나 재미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대로우의 아내, 그리고 내 아버지는 서로를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꿈을 꾸었다. 그것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다. 시체 위로 세워진 세상이 아닌 희망 위에 세워진 세상, 우리를 분열시키는 증오가 아니라 단합시키는 사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상이다.

우리는 많은 이들을 잃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서지지 않았다. 패배하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해서 싸워나간다. 하지만 우리는 죽는 이들의 복수를 하러 싸우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들을 위해, 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을 위해 싸울 것이다.

카시우스 오 벨로나는 내 아버지를 죽였다. 하지만 나는 그를 용서한다. 왜냐고?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을 보호하기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며, 그가 두려워하고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상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람들에게 앞으로 갈 길을 제시할 거라면 그야말로 더 나은 길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나는 세브로 오 바르카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본문 2권 335페이지

어렸을 때 나는 내가 소사이어티를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관습들을 와해시키고 사슬을 깨부수면 그 재 속에서 뭔가 새로 새롭고 아름다운 것들이 그냥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 절충된 승리는 인류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이다. 변화는 천천히 찾아오겠지만 무정부의 대가 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바란다.

본문 2권 500페이지


작가는 전작을 통해 상류층인 골드 계층이 기타 계층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 차례 드러냈습니다. 사실 이 소설의 거의 대부분의 비극이 그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3편 격인 이 소설에 들어서는, 주요 골드 계층들이 각성이라도 한 듯 '계층 간 차별'이라는 커다란 벽을 너무 쉽게 뛰어넘어 버리더군요. 1950년대와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 이후, 백인의 동의를 기반으로 하는 흑인 지도자나 흑인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이 필요했는지를 생각해 볼까요? 1편에서 3편까지는 시기적으로 공백이 있기는 해도 극적으로 짧은 시간입니다. 세계관 속 '계층 간 차별'에 대한 허들이 균형적이지 않다는 단점은 3편에서 두드러지더군요.



단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태양의 부재에서는 오직 어둠만이 있을 수 있다." 군주는 몸서리친다. 이제 추운 것이다. 나는 그녀의 몸 위로 무언가를 덮어주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는다" 같은 유아적 감정 표현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측면이나,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미사여구의 활용이 지나쳐서 세련되지 못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자연스럽지 못한 번역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나쁜 흐름에 영향을 주더군요.


저는 한편으로는 이 책이 2권보다는 나은 단행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레드 라이징(Red Rising)에서 직관적 동기부여로 작동했던, 아내 '이오'에 대한 복수심이 대부분 희석된 '대로우' 의 동기 부재가 2권의 주요 문제였습니다. 반면 이 책 <모닝스타>에 접어들면서, 동기 부여에 대한 문제들이 대부분 해소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이유를 통해 왕좌에 도전하는 여러 개인들이 '복수심'보다는 '올바른 가치'를 장착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장르물에는 어울리지 않는 다소 난해한 흐름을 보여주었지만, 여러 가치관에 좌우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모습은 '반전의' 결과를 훨씬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권력을 가진 개인의 올바른 가치관 장착이란, 또한 판타지로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Iron Gold (2018) - 모닝스타이후 10년 뒤 사건을 다룸, Red Rising 연대기의 후속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

Dark Age (2019)

Light Bringer (2023)

위의 세 소설은 작가의 후속작입니다, 작가는 <Red Rising>연대기의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관의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2023년으로서 두 번째 3부작이 마무리되더군요. 신작의 한국어판 출간는 Tv show ( 드라마화) 제작이 완료되었을 시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기사에 따르면 2019년도에는 '유니버설'의 영화화 작업은 엎어진 건 확실해 보이고, 가장 최근의 확인되지 않는 몇몇 루머에 의하면 드라마 제작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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