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아틀라스 - 생두에서 커피가 되기까지 커피를 탐구하고 설명하고 음미하다
제임스 호프만 지음, 공민희 옮김 / 디자인이음 / 2022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누군가는 커피와 술(특히 와인)에 관한 언급은 되도록 자제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참견러가 너무 많은 것이 그 이유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고, '나도 전문가'가 많은 분야입니다. 커피에 관련된 관련 서적도, 관련 동영상도, 관련 제품도 모두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커피에 관한 책이라면 꽤 꾸준히 읽었는데요. 전문가이기 때문은 아니고요. 커피에 관련된 책의 발간이 많은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겠고, 커피의 역사며 커피의 소비, 커피의 원리 등 흥미로운 소주제가 많은 분야인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 <커피 아틀라스>는 지금까지 접한 커피에 관련된 인문서 중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었습니다.


아메리카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들 입에는 에스프레소가 너무 진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같이 달라고 하거나 고향에서 마시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희석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이렇게 나온 음료는 '카페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이 붙었다. 필터 커피와 비슷하지만 아메리카노가 더 맛이 떨어진다. 하지만 장비를 따로 갖출 필요 없이 필터 커피의 강도로 브루잉하면 되니까 카페 주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필자가 추천하는 아메리카노의 레시피는 간단하다. 신선하고 깨끗한 뜨거운 물을 따르고 더블 에스프레소를 내려서 붓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스팀 보일러가 있다면 뜨거운 물을 활용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에 아주 뜨거운 물을 넣으면 안 되고, 뜨거운 물 위에 에스프레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나온 커피가 더 깔끔하고 좋아 보인다는 점 말고는.

에스프레소를 희석하면 쓴맛이 살짝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아메리카노를 브루잉하자마자 커피에 뜬 크레마를 없애면 해결된다. 크레마는 보기에 좋을 뿐 그 속에 작은 원두 조각들이 갇혀있어 커피에 쓴맛을 더한다. 크레마를 제거하고 저어 마시면 아메리카노의 풍미가 한층 높아진다. (또한 크레마를 제거하고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라. 맛의 차이가 상당하다. 필자는 크레마가 없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 추가로 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그 자체로 행복하다. 단 아메리카노는 추가 작업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 117 페이지




커피 역사서, 커피 레시피북을 통틀어서 아메리카노를 맛있다고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저자를 만난 것은 드문 일입니다. 정통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독특하거나, 후진 문화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특히 국내 저자들), 이 책의 저자는 아메리카노를 맛있게 만들기 위한 소소한 팁까지 이야기해주더군요. 이런 면들은 지금까지 일반적인 커피에 관한 책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트랜디한 정보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이토록 한없이 너그러운 저자라고 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2015년도에 1st Edition 으로 국내 발간되었고, 2022년도 말에 발간된 이 책은 2nd Edition으로 영국에서는 2018년 출간된 책의 번역본입니다. 작가 'James hoffmann'의 홈페이지에 가면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또, 본인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도 소개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주제에 관련된 재미있는 영상이 다양하게 업로드되어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몇 편 훑어 보면, 그가 뛰어난 학자일 뿐만 아니라, 유머러스하고 창의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걸 잘 알 수 있습니다.



책에 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자면, 커피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면서도, 치우치지 않는 설명을 기반으로 하고, 난이도 하에서부터 상에 이르기까지 커피에 관련된 지식을 넓은 범위에 걸쳐 다루고 있습니다. 또, 'Atlas(지도책)'라는 제목에 걸맞게, 주제에 꼭 맞는 적절하고 큼직한 사진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더군요. 커피 전문점에 한 권씩 구비해 두고 바리스타가 읽어도 좋고, 손님들이 심심할 때 한 장 한 장 읽는 것도 가능한 책입니다.

총 274페이지의 페이지 중 앞부분은 커피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하고 있었고요, 120 페이지가 넘어가면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를 분류하고, 각국의 원두의 특징에 관한 설명하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여러 정보가 농축된 표가 함께 실려있어 얼핏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한번 읽어보면 그 나라의 커피 작황의 역사며, 재배되는 커피의 특징,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히더군요.

단점이라면 사악한 가격입니다. 274 페이지에 달하는 하드커버 양장본이니 비쌀 거라고는 생각했습니다만 정가가 무려 35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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