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핏 쇼 (위즈덤하우스, 2023년)
#연쇄살인자의살인은정당한것이고중범죄자들은불태워서죽여도좋습니다?
한때, NCIS라는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캐릭터 간의 궁합이 뛰어난 드라마였습니다. NCIS에서도 주인공 '깁슨(마크 하몬역)'과 법의학자 '애비슈토(폴리 페럿 역)'의 연기 호흡은 백미였습니다. 실행력과 직감이 뛰어나며 카리스마 있는 깁슨과 그가 총애하는 천재 법의학자(그리고 고스족) 애비슈토와의 관계는 마치 사이좋은 부녀관계처럼 비추어지곤 했었죠.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서로를 성장시키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관계였던 둘의 관계는 긴 시리즈 내내 구성원 간의 끈끈함을 설명해 주는 상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 <퍼핏 쇼>라는 소설은 깁슨과 애비만 따로 떼어내 진행되는 형사 소설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Puppet 은 꼭두각시를 의미하는 단어로, 원제인 <puppetshow> 란 인형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소설을 읽기 전, 제목과 줄거리에서 예상되는 이 글의 스타일은 고어한 범죄물이었습니다. <꼭두각시 살인사건>, <법의관>시리즈처럼 살인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질식할 것 같은 압박에, 공포 소설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그런 소설 말이죠. 실제로 이 소설 속 살인 또한 끔찍하면서도, 기괴한 방식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분위기가 무겁지는 않습니다. 특정한 순간을 제외하고 이 소설은 적당히 무거운 수사물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여기에는 사회 부적응자인 틸리가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에서 우러나는 따뜻함이나, 포의 시니컬함에 자연스럽게 깃들어 있는 유머러스한 대사 같은 부분들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