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김영하> 7편의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소설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흡이 긴 소설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소설집을 읽는 일은 특별히 마음먹고 읽는 일을 제외하고는 적은 편입니다. 이 책을 고른 건 김영하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알쓸신잡' 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등장한 이후에 각광받기 시작했지만, 원래부터 좋은 이야기꾼, 좋은 소설가였습니다. 소설 읽기를 시작한 뒤로 김영하 님의 소설에서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소설을 읽고 포스팅을 했을 뿐만 아니라, 몇몇 인터뷰를 스크랩하기도 했었습니다.




<스타일> 김영하 작가는 정상을 비트는 파격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지만, 정석이 무엇인지 또한 아는 작가입니다. 각각의 소설에 꼭 맞는 문장을 제시하는 스타일리스트이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에  막힘이 없는 이야기꾼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집에서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나더군요. 모든 소설들이 바르게 배열된 소설들이었지만, 각각의 방식으로 파격성을 가지고 있었고 문장은 경쾌했습니다. 마치 잘생긴 카멜레온 같은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각의 소설의 끝에는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물론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느 편도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옅은 색채였습니다. 하지만 보수, 진보, 페미니스트, 반 페미니스트의 맨 끝에 위치해서 각자의 올바름을 강요하는 현재 흐름보다는 마음이 기울더군요. 사실 김영하식 방식이야말로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현실 문제에 올바른 문제 제기 방식으로 생각되었으며,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단편소설> 단편집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두터운 중단편에 느껴지더군요. 그만큼 문장 하나하나의 밀도가 높은 소설들이었습니다. 이런 면모는 호흡이 짧은 단편소설의 단점을 적당히 상쇄합니다. 짧은 이야기임에도 감정의 흐름이 굵직하게 전해져 '역시 김영하'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작가의 근작인 '살인자의 기억법'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한국 문학 주류를 대표하는 작가의 소설 같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살인자의 기억법' 인터뷰를 통해 주위에서 반대하는 소설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오직 두 사람'은 작가의 '인싸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이야말로 한국 문학의 주류를 대표하는 작가의 소설 같아요. 그보다 더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있을지 몰라도 폭넓은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시선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작가는 드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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