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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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문학동네, 2016)


도선우 작가 (까칠한 비토 씨)는 소설 읽기를 시작한 이후 제 마음속에서 오랜 멘토입니다. 작가가 독서 블로거 시절 썼던 여러 리뷰들은 책을 구입하는 데 있어 확고한 선정 기준이었고, 그가 문장이나 내용에 녹아내는 위트는 '나 따위는'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작가의 리뷰에 답글을 달며 소통을 했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며, 여러모로 항상 존경심 비슷한 감정으로 우러러봤던 블로거입니다.

가볍기보다는 무거운 가독성을 지난 책이었는데, 흠집 잡을 면이 적은 책이었습니다. 머릿속에서 지금까지 접했던 여러 소설들이 죽 흘러가는 듯 느껴지더군요. 주인공이 권력을 가진 집단의 희생자로서 타협하지 않는 모습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떠올랐고. 보육원 동기인 '아라'에게 가지는 애틋함과 연부 되는 '복싱'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Fly, Daddy, Fly'의 부정과 비슷하다고 생각 들더군요. 치열한 노력과 압도적 재능으로 적수가 없는 일인자의 자리에 오른 주인공의 처지는 '이사카 코타로'의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가 스쳐 지나갔고, 복싱과 함께하는 성장과 추락은 양부 '커스 다마트'와의 만남으로 복싱 영웅이 되었지만. 그의 죽음과 함께 점차 '괴인'의 면모를 가지는 '마이클 타이슨'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열거되는 소설이나 실화는 모두 좋은 이야기인 만큼 이 소설도 상당히 뛰어난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쉬운 점은 열거한 모든 소설을 뛰어넘을 만한 특별함이 있지 않다는 겁니다. 흠잡을 데 없고, 이런저런 장점 또한 가진 소설이었지만, '독창적', '창의적'으로 인한 전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만든 카레가 조화로운 맛이 나지 않는 느낌 같지요. 또 지나치게 현학적인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는 전반부와 유치한 어른들이 떼 지어 등장하는 후반부의 흐름이 너무 다른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전반부의 악역은 후반부에 이르러 완전히 등장하는 않는 등, 이야기의 연계성에서 '소설스러움'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2편의 각각 다른 소설이 느슨하게 이어진 느낌이 들었는데, 볼펜으로 쓰던 연애편지를 연필로 이어 쓴 것 같은 이질감이 동반되었습니다.

# 저는 이 소설이 조금 더 경쾌한 가독성을 가지고,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200 쪽 전후의 소설이었다면 '아몬드' 보다 여러모로 뛰어난 소설책이 됐을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200쪽도 아니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 도선우작가의 다음 소설도 구입 및 소장할 생각인데, 그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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