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은 주인공의 심리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공들여 서술합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로서의 시선이 아닌 '보편적', '도덕적'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에 대한 '연민'은 자아낼지언정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설득에 한계를 보입니다. 완독 후에는 어리둥절한 느낌이 들고 여러 생각에 빠집니다. 1. 이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지면 주인공을 기질적 사이코패스가 몰아갈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반사회적 연쇄살인범으로 설정해야 아귀가 맞아떨어지지 않았을까? 2. 너무나 상상력이 빈곤해서 절대 연쇄 살인범이 될 수는 없는 작가구나. 3. 작가는 자신의 장점을 조금도 모르고 '재미있는!','신기하다!', '파이팅!' 이 정도의 신조(Motto)를 추진력 삼아 소설을 디자인하는 중인 건가?
이 소설은 진짜 프로 골퍼가 아닌 온라인 게임에서 존재하는 골프 고수와 같은 느낌입니다. 온라인에서라면 제법 큰소리치는 프로게이머 정도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필드에서라면? 글쎄요입니다. 돌이켜 보면 보면 작가는 전작에서도 같은 실수를 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왜 개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해야 하는 걸까요? 개는 개인데 말이죠. 작가가 다음번 소설을 쓸 때는 보편적이지 않은 '개'나 '사이코 패스'가 화자인 소설에 집착하기보다는 보통 사람이 악을 접할 때의 감정을 확실하게 서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28'과 '종의 기원' 책까지 두 권을 종합해보면 상상력의 한계가 명확한 작가니까요. 그럼에도 '28'이 줬던 실망감에 비하면 다소 평이한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