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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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북로드, 2013년) ‘타우누스’ 시리즈

제 Boser Wolf (2012년)



넬레 노이하우스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을 포함한 타우누스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 뒤로 발간되는 책들이 전작의 흥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특유의 스타일에 기반한 시리즈물로 꾸준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소설인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을 완독 후 독특한 화법에 푹 빠져, '밀레니엄'에 준한다는 평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수직적인 발전 없이 점차 평이해지고 개성 없는 스토리로 손에서 멀어졌었고요. '사악한 늑대'는 오랜만에 읽게 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로 아래는 발간 순서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여자 Eine unbeliebte Frau (2006)

너무 친한 친구들 Mordsfreunde (2007)

깊은 상처 Tiefe Wunden (2009)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Schneewittchen muss sterben (2010)

바람을 뿌리는 자 Wer Wind sät (2011)

사악한 늑대 Böser Wolf (2012)

산 자와 죽은 자 Die Lebenden und die Toten (2014)

여우가 잠든 숲 Im Wald (2017)

잔혹한 어머니의 날 Muttertag (2018)

세어보면 국내 발간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 중 80% 이상을 읽었더군요. 하지만 왜 지난 소설에 대한 감상이 이토록 뜨문뜨문 존재하였는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하는데다가, 정점으로 향하는 큰 줄기에도 개연성 없는 사생활을 끌어들여 흐름을 형성하는 특유의 진행 방식의 한계는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읽고 난 후에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감상을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모든 단서며 사생활이 똑떨어지는 타임 킬러, 페이지 터너로서의 스릴러 소설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뛰어넘는 현실 기반의 웰메이드 순문학 소설에 이르기를 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면 금발머리 여성도 죽이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금발머리 여성의 죽음 그리고 그걸 풀어가는 형사의 이야기에 이토록 아무 관계없는 소소한 일상을 섞어놓다니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아마추어 장르소설 같았습니다. 뛰어난 장르소설이란 무릇 자신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자극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타우누스 시리즈 어디에서 그런 노력이 있었나 싶습니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시리즈를 진행할수록 증가되는 몰개성이나 몰재미는 제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보편적 의견이라고 느끼는 편입니다. 비단 타블로거들의 리뷰뿐만 아니라, 이 책은 누군가의 소중한 소장작이라기보다는 어디서든 흔하게 꽂혀 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방문한 카페나 우연히 방문한 도서장터 등 열린 책장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할까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인생에서 소중한 책을 그렇게 보관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마치 혜성처럼, 불꽃같이 타오르던 반짝이는 재능이 점차 멀어져 가는 이 시리즈의 예상 가능한 심폐 소생법은 오직 영화화뿐입니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이 영화로 개봉하면 작가가 자신의 장단점을 깨닫게 되고 초심으로 돌아가 뛰어난 후속작을 발표한다. 뭐 그런 시나리오? 하지만 TV 영화로 발표되어 10점 만점에 5.4 을 기록한 걸 보면, 오히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네요.


https://blog.naver.com/haoji82/22170338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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