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더 포스 1~2 세트 - 전2권
돈 윈슬로 지음, 박산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더 포스 (위즈덤하우스, 2018년)

원 제 The force (2017년)



가. 걔의 힘, 더 포스

'더 포스'라는 책입니다. 상하 두 권 모두 합치면 760 쪽에 이르는 거대한 장편이지만, 작가의 전작 '개의 힘'이 거의 900 쪽에 이르는 소설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절제된 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돈 위슬로 작가의 전작인 '개의 힘'의 이야기를 하자면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몇 백 페이지를 남겨놓고는 잠도 못하고 완독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 또한 그 장점이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극적인 여러 인물의 인생사가 골고루 섞여, 하나로 풀려나가던 전작의 이야기 전개 방식과는 다르게 화자인 멀론의 시선에서 풀어내는 멀론과 주변 인물들의 인생이 비극처럼 나열됩니다.

두 소설을 모두 읽어본 분들은 의아하게 느껴지겠지만, 저는 이 소설이 김이설 작가의 '환영'이라는 소설과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합니다. 두 소설 모두 순수한 의도를 지닌 인물이 비뚤어진 제도하에 어떻게 악의에 물들어 가는지 보여줍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몰락하는 개인의 인생은 각자의 일탈로 인함일까요, 아니면 사회의 구조적인 결함 때문일까요? 두 개의 소설은 모두 그 부분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의 장점은 메시지뿐만은 아닙니다. 보수적인 미국 경찰의 속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일관적이고 사실적인 심리묘사로 그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보편적인 미국에 대한 접근을 가능케합니다. 또, 챕터마다 강약이 다른 크고 작은 반전은 이 책이 뛰어난 장르소설임을 증명합니다. 몇 백 명의 경찰들을 실제로 인터뷰하며 작성한 소설답게 매우 공들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 대한 감상이나 이미지는 매우 단단해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초맨의 몰락을 다룬 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초맨같이 단단한 소설입니다.

나. 다시 빨대를 위대하게

이 소설을 읽고 최근에 불어졌던 이슈인 '다시 빨대를 위대하게' 운동 또한 떠올렸는데요. 선한 의도에 의해서, 선한 영역에서 시작된 일들이 일상에 불편함을 주기도 하고, 그 불편함에 대한 반발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도 알게 된 뉴스였죠,

그렇다면 우리가 도덕적이거나 공평함을 앞세워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요? 난민이라든지 조선족 차별에 대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특정한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음을 많이 느꼈고, 대의나 도덕을 앞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어떤 방향이 최선일까 뭐 그런 생각도 들던 참이었습니다. 답을 낼 수는 없어도 자꾸만 문제 제기를 하게 되더군요.

+ (소설과는 상관없이) 진심으로, 제도의 한계에서 비롯되어 돌출되는 개인의 악의는 어느 부분에서 문제 삼아야 할까요? 또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결국에 우리가 주목하는 끔찍한 일들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https://blog.naver.com/haoji82/22170338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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