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 쫌!

같이 삽시다 쫌! ㅣ 인생그림책 17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0월

#협찬 #같이삽시다쫌

같이 삽시다 쫌!

하수정

길벗어린이

길가에 다니는 비둘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저는 닭둘기, 깃털엔 세균이...! 딱 이 두 가지만 떠오르더라고요.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갈 때면 저 날개에서 세균들이 와르르 떨어질까 기겁하고요.;;

저에게 기피 대상이었던 비둘기를 다룬 그림책이 나왔다고 해서 무척 궁금했습니다. 제목도 '같이 삽시다 쫌!'이라니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게 불쌍해서 쌀을 나눠주는 할아버지.

이웃들은 무척 싫어합니다. 세균 덩어리에, 아무 데나 똥을 싸는 새에게 왜 쌀을 나눠주느냐는 거죠.

길가에서 쫓겨난 비둘기들은 결국 구석진 곳에 한데 모여 웅크리고 앉아있습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커다란 현수막까지 붙자, 할아버지는 더 이상 쌀을 줄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는 저희 아이랑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면서 봤던 페이지였습니다.

저는 할아버지처럼 불쌍히 여기기보다는 구박하는 쪽에 가까웠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비둘기를 과연 이렇게 취급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생각이 좀 복잡해졌었어요.

마지막 쌀을 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구구구구구 쌀을 먹는 비둘기들이 점점 사라져갑니다.

책의 물성을 이용한 이 페이지! 정말 흥미로운 장치였어요.

그리고 비둘기들이 마침내 도심에서 사라집니다. 비둘기 없는 도심? 한 번도 생각을 안 해 봤는데 ㅎㅎ

그러고는 사람으로 되돌아온 비둘기! 이 부분도 정말 아이디어가 정말 좋지 않나요! 책장 넘기다가 깜짝 놀랐답니다.

비둘기가 사라진 도심에서 구박 대상은 이제 고양이로 넘어갑니다.

사람으로 되돌아온 비둘기를 보면서

우리가 주변에 '비둘기'처럼 대하는 사람들은 없나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약자이고, 배척받고, 고립되고... 외로운 우리의 이웃들 말이지요.

이 책은 '혐오'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재밌게 잘 풀어낸 것 같아요.

마지막은 말랑말랑 힐링 되는 그림이어서 더 좋았던 그림책...!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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