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재미있는 그리스도교 이야기 (합본) - 중세 철학 전문가가 들려주는 알수록 재미있는 그리스도교 이야기
박승찬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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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재미있는 그리스도교 이야기

박승찬

가톨릭출판사

제목 그대로 알수록 재미있는 그리스도교 이야기가 듬뿍 담긴 책이었습니다. 서평 도서를 신청할 때 색인을 제외하고 675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을 완독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어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

이 책은 그리스도교의 태동부터 토마스 아퀴나스의 등장까지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초기 교회부터 16세기 종교 개혁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500년 동안의 그리스도교의 흐름을 생생하게 풀어냈습니다. 그 당시 유럽의 문화, 역사, 예술, 정치를 두루 다루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부분은 쉽게 잘 설명하고 있어요. 마지막 26강에 이르러서는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친절하게 요약, 정리해 주시는 센스까지! 후반부에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희대의 천재가 등장했을 때는 잠시 정신이 혼미해지는 구간(철학 내용이 어려워서...)이 있었긴 했지만 마지막 장에서 극뽁이 가능했습니다.

가톨릭에서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이 있었는데, 그 의문이 풀리는 책이었습니다. 기도문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성당 건물들을 왜 저렇게 화려하게 지었을까? 이런 소소한 궁금증들이 있었거든요. 저처럼 소소한 궁금증이 있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 자체가 실은 가장 짧은 신앙고백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십자가 사건과 부활을 직접 체험한 '예수님이야말로 참으로 그리스도(메시아)이십니다.'라고 신앙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p.25

초반에 그리스도교 태동을 다룰 때 머리를 탁 쳤던 구절. 그동안 기도를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어에 담긴 뜻이 무언가는 생각을 안 해봤거든요. 그리고 이후에 신앙 고백 한 줄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 치열하게 논쟁하는 내용이 한참 나옵니다. 읽으면서 와... 내가 미사 시간에 말했던 단어 한 자, 한 자가 그냥 들어간 게 아니구나를 느꼈네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다 보면(니체아 공의회에서 칼체돈 공의회까지 126년) 왜 쓸데없는 것으로 싸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 구원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중요한 문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문제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작은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신앙 고백은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즉 한 명의 뛰어난 신학자가 개별적인 취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신앙 고백 한 자 한 자가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한데 모여서 교회의 전통 안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p.153

제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부분은 로마제국이 쇠퇴한 이후 등장한 카를 대제(카롤루스 대제/카롤루스 마그누스(라틴어)/ 샤를마뉴(프랑스)/ 찰스 더 그레이트(영어))가 나오는 부분이었습니다. 성경 관련된 것들이 어째서 화려한 장식들을 달게 되었나를 해소시켜주는 내용이었어요.

게르만족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복잡하고 어렵고 머리 쓰는 것은 딱 질색이었지요. 게르만족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싸우는 것을 선호해서 도끼나 칼 등에 관심이 많았고, 이 때문에 금은세공이 발달했습니다. p.344

머리 쓰는 걸 싫어했지만 손재주가 무척 뛰어났던 게르만족. 카를 대제가 유럽을 평정한 이후, 게르만족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문자 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8세기의 문예 부흥 운동, 카롤링거 르네상스 이야기는 흥미진진했습니다. 지역에 따라 문맹률이 90%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기 때문에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이건 중요한 거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복음서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성경 구절 필사할 때도 글자에 장식을 넣어서 눈에 확 들어오게 만들기도 하고요. 성당 건물도 매우 아름답고 화려하게 장식했다고 합니다. 이 시기가 서구 문화를 완전히 체계화된 시기였다고 하니, 카를 대제 가지고 유럽 국가들끼리 서로 우리 위인이다 싸우는 게 이해가 갔어요. ㅎㅎ

프란치스코 성인에 관한 일화도 재밌었는데요, 이 책으로 성탄 구유를 예쁘게 꾸미고 장식하는 일을 프란치스코 성인이 먼저 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마구간에서 태어나 자신의 몸조차 편히 누일 곳이 없었던 가난한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성탄 구유만 봐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드셨다고 하는데, 내가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다 하나하나 의미가 있었구나 싶어서 뭉클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이 책으로 그리스도교에 대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서평책으로 고른 이유는 제가 관심 있는 그림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그림책들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그리스도교의 상징이랄지, 의미들을 알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철학 하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왜 철학이 중요한지, 왜 사람들이 그토록 글자 한 자에 예민하게 싸웠는지 알 수 있었어요.

박승찬 교수님 다른 저서들도 만나보고픈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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