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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31
원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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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원혜영
위즈덤하우스
이 그림책 읽는데 정말 울컥...
길고양이를 다룬 그림책들을 몇 권 보긴 했지만
감정의 농도가 다른 그림책이었어요.

함박눈이 내리는 길가에 힘없이 누워있는 고양이.
곰 아저씨의 어깨를 타고 길을 떠납니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다 정다운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요.
그 사이 곰 아저씨도 잠시 휴식^^

아직 갈 길이 남았어요.
배 타고 가다 풍랑도 만나고
으스스한 도깨비들도 만나지만...
사랑 듬뿍 담긴 옷을 입고..
곰 아저씨와 길을 나섭니다.

목탄으로 그려서 전체적으로 흑백이 주가 되는 그림책.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갈 때만 약간의 색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검은 고양이가 흰 눈에 덮여가는 장면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어요.

고양이가 "나 여기 있어요"라고 이야기하고,
담담하게 곰 아저씨와 먼 길을 떠나는 여정.
너무 짧았던 생에서의 아쉬움을 해소하고
다시, 이제 진짜 길을 떠납니다.

이 과정을 보는데 49재가 떠올랐었어요.
출판사 작품 소개를 보니
곰 아저씨는 전통 장례에서 죽은 이를 안내하는 '꼭두'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서양의 '천사'같은 존재라고 해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존재.
이 그림책은 면지까지 보아야 완성이 되는 그림책이에요.
이 작은 고양이의 담담한 외침은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길 위에서 쓸쓸하게 홀로 먼 길을 떠나는 동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지으셨다는 작가님의 뜻처럼,
홀로 가는 그 영혼들이 위로받기를, 그리고 슬픈 죽음은 더 이상 없는 세상이 오길 바라봅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