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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빌려줘 - 2025 볼로냐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Sustainability 선정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09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1년 11월
평점 :
#협찬 #아빠를빌려줘

아빠를 빌려줘
허정윤 글/ 조원희 그림
한솔수북

아빠가 돌아가셨다.
아빠 없는 아이가 되었다.
나에게도 동생에게도 아빠는 없다.
표지를 넘기면 바로 나오는 문장. 표지에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그 슬픔이 더 배가 되었어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 뒤에, 남들에게 '아빠 없는 아이'가 된 현실, 그리고 다시 아이들 입장에서 아빠가 없다는 걸 다시 일러주는 문장. 이 문장을 보는데 아... 목이 매이더라고요.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이지만, 너무나 급작스럽게 다가온 이별은 큰 상실감을 남기죠.
이 첫 페이지를 한참을 들여다봤던 것 같아요. 왜 엄마는 없을까. 아, 그렇구나. 엄마는 이제 아빠 몫까지 아이들을 챙겨야 하니... 엄마는 더 바빠질 거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정했던 아빠의 존재가 없어진 게 더 크겠구나. 누나 입장에서는 동생이 자꾸 눈에 밟힐 거고.

글러브와 야구공은
모래바람을 숨기고 잠들어 버렸다.
아빠와의 추억이 한아름 담겨있는 글러브와 야구공은 집 구석 상자에 잠들어 버립니다. 언젠가는 깨어날 테지만... 그림책을 읽는 내내 이 문장이 마음에 남더라고요. 모래바람을 숨기고 잠들었다는 부분에서 뭐랄까요. 저 물건에 담긴 아이들과 아빠의 추억들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었거든요. 그 추억들이 이제는 상자에 잠들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이 부분을 상자에 담긴 단순한 장면으로 그려내신 그림도 좋았어요. 여백이 많은 그림과 글의 시너지가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글의 여운이 그림으로 더 증폭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생은 아빠가 겨울에 선물로 주신 바지를 여름에 입고, 그런 동생을 보는 누나는 '아빠를 볼 수 없다는 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이 그림책 통틀어서 가장 슬펐어요. 다정하게 꼭 껴안고 있는 부녀의 모습. 아직은 아빠와 함께 하고픈 일들이 많은 나이인데 말이죠.

아빠를 잃은 상실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중에 동생과 누나는 서로 상처입히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함께 토닥이며 일어섭니다. 작가 소개글을 보니 이 그림책은 글작가님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마음에 울림이 있었나 봅니다. 책장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마음이 먹먹해지기는 참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슬픔도 함께한다면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그림책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내 곁에 함께하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었어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
본 서평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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