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1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대상 수상작!




주인공 전초밤. (이름이 특이하죠?)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해서 마을 발전소에 막 취직한 소녀예요.

이 전초밤이 사는 세계는 영하 46도까지 내려가는,

그야말로 가혹한 추위가 계속되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마을마다 설치된 발전소를

사람들이 직접 돌려서 전기를 생산해 스노볼로 보내요.

(설국열차가 생각났던 ㅎ)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곳은 스노볼입니다.

거대한 유리막으로 추위를 막고, 유일하게 남은 지열로 인해

따뜻한 기후가 유지되는 곳.

그리고 그곳은 액터와 디렉터들이 만드는

그야말로 1인 1채널의 드라마 왕국입니다.

액터들의 24시간이 디렉터의 편집을 거쳐 하나의 드라마로 탄생합니다.


바깥 세계에 사는 이의 꿈은 이 스노볼에 들어가 사는 거예요.

이곳에 살게 되면 먹거리 걱정 없이,

그야말로 왕후장상 부럽지 않은 부유한 삶을 살 수 있거든요.

바깥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유일한 즐거움은

바로 이 스노볼에서 제작되는 리얼리티 드라마를 보는 겁니다.

드라마에 출연 중인 액터는 살인도 죽음도 숨길 수 없다.

그게 스노볼의 따뜻함을 누리는, 누려왔던 대가이니까.

p.63

전초밤의 꿈은 언젠가 이 스노볼의 필름스쿨에 들어가서

드라마를 제작하는 디렉터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스노볼의 인기 액터인 고해리의

디렉터 차설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화면 속에서 늘 해맑게 웃고 있던 고해리가 자살했고,

그 대역을 맡지 않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전초밤은 딱 1년만 대역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디렉터가 되게끔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대역을 승낙합니다.



스노볼에 간 전초밤은 화면 속의

해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게 됩니다.

항상 화목해 보였던 해리의 할머니와 엄마의 본모습.

편집된 화면 속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그렇다고 해리한테 손을 대? 당신 미쳤어?"

"내가 내 손녀 교육 좀 시키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갑자기 심장이 콱 조여온다. 난 당신 손녀가 아니야.

설령 내가 진짜 해리라고 해도 이딴 게 무슨 교육이야?

p.101

그리고 초밤이 자신도

어디서나 카메라로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언제나 밝고 명랑해 보였던 해리가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바깥에 비해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에

만족하며 적응하려 애씁니다.

바깥세상에서 볼 때에는

한없이 따뜻하고 부유해 보이기만 하던

해리의 일상 속 숨은 카메라들이 나를 쇠줄처럼 옥죈다.

p.184

하지만 자신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생긴 소녀와 우연히 마주치면서,

이 스노볼에, 그리고 해리의 숨겨진 진실을 찾기 시작합니다.

'나'에 대한 편집권이 타인에게 넘어간 미래,

사생활을 전부 내보여야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시스템.

혹독하리만치 추운 바깥세상과 축복받은 스노볼로 이분화된 세상.

작가의 말 중에서

이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정말 재미있게 잘 풀어낸 작품입니다.^^

초밤이가 해리로 살면서 느끼는 괴리감,

성공과 안락함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커져가는 공허함...


내가 아닌 남으로 살아도 과연 행복한 것인가?

성공과 부를 이룰 수 있다면 '나'를 버릴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답니다.


작가님이 오롯이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써 내려갔다고 하시는데,

와우, 최고입니다.^^

영화 <트루먼 쇼>와 <설국열차>를 보는 듯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소설이었어요.

강력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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