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숨겨진 마음이 있다 - 정신분석가에게 듣는 무의식 이야기
장정은 지음 / 꿈꾸는인생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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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분석의 개념을 실제 상담 사례와 엮어 소개를 한 다음, 이 개념을 통해 독자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질문을 실어 놓았다.

그 질문에 따라 대답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속마음이 불쑥, 튀어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하는 생각을 여러번 하며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개념은 '자기감'이다.

자기감은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과 감각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코헛의 자기 심리학에서 나오는 개념이라고 한다.

자기감이 견고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비교적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자기감'은 외부 대상 의존적이라는 것.

외부의 반응이 있어야만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개인의 자기감을 유지하고 고양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외부 대상을 '자기대상'이라고 부른다.

이 '자기대상'에는 '거울 자기대상, 이상화 자기대상, 쌍둥이 자기대상' 세 종류가 있다.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거울은 부모처럼 나를 지지하고 공감해주는 대상,

이상화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대상. 쌍둥이는 '나도 그래, 나랑 같다'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이상화 자기 대상을 설명한 부분이 참 인상 깊었다. 나는 아이의 이상화를 수용하고 공감하고 있을까?

어린아이에게 부모는 매우 크고 위대한 존재이다. 아동은 자신의 부모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그 부모와 연결되어 있음으로써 부모의 힘과 내적 평온을 마치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된다. '나는 약하지만 당신(부모)은 위대합니다. 나는 당신과 아주 가까워요. 그래서 나도 위대해요.' 이처럼 한 사람에게 이상화된 대상이면서 그와 아주 친밀한 관계에 있어 심리적 안정과 평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중략)

부모는 아동의 이상화를 수용하고 공감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동이 내적 안정감을 형성할 수 있다. 부모가 어떤 직업을 가졌든, 실제 능력이 어떻든 아동에게 부모는 위대하고 커다란 사람일 필요가 있다.

p.201~202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살아가게 된 언택트 시대.

온라인 만남 외에는 그 어떠한 만남도 위험해진 이 시기는 어쩌면

'나 자신'과의 만남에는 더 최적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수많은 관계들 가운데 나의 상처와 불안을 공감적으로 반영해주며, 내가 가진 독특함과 자발적인 몸짓을 알아봐 주고 확인시켜 주는 관계가 필요하다. 그런 관계 속에서 사람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여유로움과 관대함을 되찾게 된다. 한마디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아 주고 반응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치유적 만남의 장을 형성한다. 억압되고 분리되어 존재하던 나의 진면목은 그 속에서 드러나고 표현되며 통합된다. 이 말은 곧,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만남의 장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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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국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이 관계가 치유적 만남의 장으로 형성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얼마나 따뜻할까?

타인에게 치유의 힘을 발휘하기 이전에,

나 자신의 구멍 난 마음을 메우고 스스로를 토닥이며 살아갈 힘을 가지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꼭 갖춰야 할 자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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