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초상화가 있다.하나는 딸이 보는 엄마이고 다른 하나는 엄마가 여행을 가서 길거리 화가에게 받은 그림이다.두 그림의 호칭이 약간 다른데, 딸이 그린 그림은 '엄마' 화가가 그린 초상화는 '미영씨'라고 말한다. 엄마는 흑백에, 초라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미영씨는 고운 화장에,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딸이 보는 엄마는 항상 후줄근한 모습에 집안일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고 반면에 미영씨는 날개를 달고 이곳저곳 꿈을 쫓아 다니는 자유로운 모습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우리 엄마라고 이야기하는 화자.아마도 글쓴이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엄마에게도 이름이 있고, 꿈이 있다는 걸 전달하고 싶었나 보다. 전자는 뭐랄까...희생적인 엄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집안일에 바쁘고 하나라도 아끼려고 싼 옷을 입고, 화장도 안하는 모습.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나도 '미영씨'가 되고 싶었고, 아이에게 그런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나도 미영씨가 아니라 '엄마'의 모습에 가깝다. 후줄근한 옷차림에 집안일과 육아에 종종대는 모습.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