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사춘기 - 주인의 삶 vs. 노예의 삶, 언어사춘기가 결정한다 푸른들녘 교육폴더 8
김경집 지음 / 들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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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게 되면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욕하는 10대 청소년들이었다. 여자아이건, 남자아이건 가리지 않고 언어가 거칠었다. 이 책은 이런 십대의 언어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언어사춘기란?
저자는 유아기 언어에서 성인 언어로 넘어가는 나이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9세~13세를 출발점으로 보고 있었다. 연령에 따른 구별은 사실 개인차가 커서 추천은 안 하지만 대략 13세부터, 영어에서 ~teen이 붙는 나이 대의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언어 사춘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아이들이 '어른의 언어'를 습득하는 데 가장 효율이 좋은 시기라고 한다. 어른의 언어란, 어려운 낱말들이 다양하게 쓰이고, 문장이 길며, 다양한 수식어 즉 형용사와 부사의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를 말한다.
미국은 관습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 과정부터 과제의 양을 줄이고, 책 읽는 과제를 늘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교과서의 어휘 수준이 높아진다.

✍요즘 아이들의 문제?
요즘 아이들은 소위 '급식체'를 쓴다. 이제는 한물 간 유행어일 수도 있지만, '버카충', '댕댕이' 등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줄임말, 신조어들을 주로 쓰고 특히 감정 표현을 할 때 욕을 잘 쓴다. 이게 뭐가 문제가 될까? 저자는 '한 사람이 사용하는 문장의 길이가 그 사람의 생각의 길이, 생각의 호흡의 길이를 결정한다'라고 말한다. 욕은 짧은 문장이다. 이렇게 짧은 사고를 반복하는 사람이 깊고 명확한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욕을 하는 게 예의에 벗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깊고 명확한 사고와 판단'을 하는 훈련을 방해하는 언어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야흐로 영상 시대. 저자는 영상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압축하고 있다. 첫째는 수용자가 자신의 주체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 실시간으로 눈으로 보는 영상은 보는 동안은 자신이 다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지만, 시청 시간이 끝나고 다시 복기를 해보면 자신이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둘째는 '말'을 전달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 이 문제는 '입으로 하는 말'의 길이이다. 딱 날숨의 길이만큼, '짧은 문장'으로만 전달이 가능하다. 이 영상을 책보다 많이 소비하게 된다면? 이 영상을 주로 시청하는 세대가 어떤 문제점을 갖게 될지는 쉽게 추론이 가능하다.

✍부모의 역할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낮지만 독서 인구는 갈수록 감소 추세다. 사람들은 갈수록 쉬운 글만은 찾으려 하고, 사유가 필요한 책들은 멀리한다는 게 저자가 파악한 문제점이다. 철학서를 안 읽는 이유가 낯선 단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영상문법, 짧은 줄임말로 대화하는 습관에 익숙해진 10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어른들이 쓰는 어휘, 어른들이 읽는 책에는 낯선 어휘, 낯선 개념들이 가득하니 저절로 멀리하고플 수밖에.

결국 부모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유아어에서 어른의 언어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안착시키는 건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인 듯하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 주기. 다양한 감정 언어를알려주고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직시하는 연습 등은 매우 유용한 조언이었다. ⠀

🙋‍♀️추천대상
이 책은 언어사춘기로 진입하는 초등 저학년 부모님들이 읽으면 좋은 교육서인 듯하다. 교과서와 연계해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여러 방법론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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