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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발달 문학과지성 시인선 350
문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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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읊지도, 시를 듣지도, 시를 음미하지도 않는 세상.

퍽퍽한 현실에서도 그래도 인정받고 꾸준히 시를 쓰는 시인.

문태준의 시집을 열흘에 걸쳐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싶은 부분도 있고 

지나치게 시골집으로 귀농한듯한 시들이 많아 어렵기도 하다.

 

그래도 그의 시는

함민복처럼 가슴 미어지거나

정호승처럼 달콤하거나

김용택처럼 털털하거나

하지 않아서 좋다.

 

 

#    봄볕

 

   오늘은 탈이 없다

   하늘에서 한 옴큼 훔쳐내 꽃병에 넣어두고 그 곁서

  잠든 바보에게도

 

   밥 생각 없이 종일 배부르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오늘은 사람도 하늘이 기르는 식물이다

 

 

# 나와 거북 2 中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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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쿠 3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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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대해서라면 손에 꼽을 만큼도 못본 내가

심지어 사서까지 본 만화.

이제서야 알게 된건데..

이 작가가 바로 안티크..<서양골동과자점>의 작가더군. ㅎㅎ

 

묘하게 성 구분의 혁신 같은 걸

주도하는 분이랄까?

심지어 이 드라마는 시대극이며 남녀 역전의 역사극이다.

 

나의 멘토님의 강추 작품으로...

원고는 안쓰고 이밤에도 이걸 보고야 말았다.

난 만화를 자주 읽지 않아 무척 시간이 오래걸리는데..

그림도 봐야하고 스토리도 견제하면서 대사도 보고.. 심지어 꽤 많이 등장하는 주석까지 봐야하니..

눈과 몸과 맘이 다 피로하다.

 

그래도 재밌다는건 확실!

왜냐면 이 밤에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마구 찾아다니는 중이니까.

 

스토리 또한 꽤 치밀하고 촘촘하다.

겐지 이야기도 자주 등장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 때문에 남성 인구가 1/4로 줄어버린

에도시대의 이야기. 

어쩔 수 없이 여인천하가 된 세상에서

남자는 씨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존재이자 여성들의 보호를 받는

존재가 되고,

쇼군마저 대대로 여성이 이어가는 시대가 되풀이 된다.

그런 쇼군에게는 3천명의 꽃미남 시종이 있다고 하니..

그곳이 오오쿠다.

사실은 3천은 소문이고 800명이 좀 못 된다고 나오지만..

사극의 전유물인 궁중 암투, 권력 싸움이 남성들의 미모 대결로

이어지는.. 에도 판 아마조네스라고나 할까?

 

이 만화의 광팬들이 엄청 많다고 하는데...

작가가 어찌나 슬로우 라이프 스타일로 책을 내시는지..

성질 급하고 명 짧은 놈들은 마지막을 못보고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ㅋㅋㅋ

 

뭐 다 사버렸으니 4권이 나올때 쯤 기억이 안나면 다시보면 될 일.

만화도 재미있고나..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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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최순덕 성령충만기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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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던 소설집이다.

제목부터 임팩트 있었고..

우연찮게 들어간 소설가의 홈피도 썩 재미있었다.

성석제와 김연수의 뒤를 잇는 이야기꾼 젊은 소설가의 책인데..

첫번째 소설부터 기가 질린다.

 

랩 형식의 소설이라니..

욕도 비속어도 난무하는...

그런데 한편한편이 다 재미있다.

나름 기발하고..

표제작인 최순덕 성령충만기는 성경의 형식으로 쓰여진..

정말 재밌는 소설이다.

 

최근작보다 이 단편집이 낫다고 하던데..

한편한편 면면이 주목할만한 작가다.

아무래도 장편보단 단편에 강한 작가인듯.

 

그런데 모든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

'이시봉'.. 너무 웃긴 이름이다.

모든 작품에 같은 이름을 쓰는 감독도 있고 소설가도 있는데..

이거 작가주의야...

아님 이름짓기 귀찮아진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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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손수진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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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터넷 서평에 혹한 책도 아니고,

당당히 교보문고에서 너무나 이쁜 북 디자인에 끌려..

-흡사 책 한 권보다 더 비싼 다이어리들 보다 훨 이쁜 *.*-

몇장을 읽어보다 이 여자 글 잘쓰는데?

하며 무척 살까말까 고민하다,

결국은 알라딘에서 건진 물건이다.

 

그러나 문제는 난 작가 스스로 연애주의자란 호칭만 가지고 있을 뿐..

설마 온통 연애이야기일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으며,-물론 제목을 100% 믿지 않은 나의 불찰이다.

꽤 괜찮은 추천글과, 하필 책을 쫙 펼쳤을 때 내가 읽은 부분의

이야기가 너무나 와닿고 좋아 덜컥 사버린 케이스니..

누굴 탓할일도 아니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으며

시고 떫고 쓰고, 어쩌다 달콤하기도 했는지 모른다.

 

카피라이터의 가혹한 직업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굳이 내 이야기인 걸 더 말해 무엇하랴. 사람들이 카피라이터에 대해 품고있는

그럴싸한 뽀샤시한 오해만 걷어내준다고 해도 이 책은 도리를 다한거다.-


솔직한 연애담-정말 솔직해서 말이지.. 굳이 이런 것까진 말하지

말지 싶은 부분마저 있다-

더불어 싱글라이프와 독립의 정의까지..

 

결국은 또 하나의 누군가의 사랑이야기.

그러나 끝이 보여 인간적으로 끌리게 된 이야기랄까.

 

 

# 오늘, 추워도 너무 추웠다. 손가락이 빨갛게 얼어서 아팠다.

  그래서 샀다, 장갑. '손가락 장갑 플러스 벙어리 장갑'으로 모자

  같은 뚜껑을 씌우면 벙어리 장갑이 되고 그걸 벗기면 맨손가락이

  보이는 도둑놈 장갑이 되는, 이상한 장갑을 샀다. 따뜻했다.

  칼바람이 불어도 손이 차갑게 식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진작 살 것을.
  피식. 왜 이리 바보 같은지. 장갑을 들고 찾아오는 겨울의 연인을

  서른이 되어서까지 미련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니. 장갑 낀 손으로

  머리를 꽁 쥐어박는다.
  이제야 겨우, 서른하나가 되어서야 겨우, 내 손 내가 잡는 법을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아주 공감하던 작가의 글...

정말 그림에 대한 로망은 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 내 마음대로 단 하나의 재능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림 그리는 재능을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기는 하던가. 대신 나는 감정

  에 온몸을 푸욱 담그고 징하게 연애하는 재능과 그것들을 기억하

  는 능력을 받았다. 거기에 덤으로 기록을 향한 의지까지. 그래서

  나는 캔버스 대신 노트북을 잡고 글로 기억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이런 연애의 기억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재능을 받았다는데

난 무슨 재능을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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