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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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이른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불린다는데,

일본 작가 마츠모토 세이초가 완성시킨 장르라고 한다.

추리소설의 전형인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상외의 인물이

살인자라는 판에 박힌 방식을 피해,

사회 현상과 이로인한 비판적 요소를 소설에 결합시키는 이야기라는건데..

이부분에 있어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단연 최고라 자부한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처럼 범인은 일찌감치 밝혀진다.

그러나 그 동기나 방법은 철저히 숨긴채 하나씩 베일을 벗는거다.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 공감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내재하고 있고,

그 속에서 스스로의 사명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공대를 나온 작가의 기량을 한없이 뽐내면서

소설이 갖추어야 할 기본기의 탄탄함은 요지부동.

 

역시 재밌다.

 

 

 

 

# 사람은 누구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히무로 켄스케

 

# 수술 전의 환자를 안심시키는 건 단 한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의사의 말이다.

 

# 인간의 신체는 긴장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신경이 마비되어 

   오히려 졸음이 쏟아진다. 일종의 방어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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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나의 핫드링크 노트
프티그랑퍼블리싱 엮음, 박규리 옮김 / 나비장책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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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 되시겠다.
 
저마다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진
세계 각국의 따뜻한 음료들이 빼곡하다.
85가지의 레시피와 함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곁들이니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 사랑스런 티타임이 지속된다.
 
뭐 요즘이 뜨거운 음료에 솔깃할 시기는 아니지만..
이름도 화려하고 나라별 개성도 뚜렷한 이 음료들을 위해
어서 가을바람이 살랑 불기만을 기다려본다.
 
소개된 음료들이 담긴 예쁜 다기를 보는 재미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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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복수하는 방법 333
존 퍼니셔 지음, 박원영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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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북스 출판사는 내가 보고싶어하는 책들을 주로 만드는

곳이다. 범죄나 연쇄 살인이나 수사에 관한 책부터 이렇게 소소한

복수론까지!! ㅋㅋ

 

바람 피는 여자친구,

금새 애정이 식어버린 남자친구,

하루아침에 나를 해고한 직장 상사,

사기 치고 도망간 회사 동료,

성가시게 구는 이웃,

불친절한 웨이터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복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분야별로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누구나 한번쯤 가슴에 품었을 법한 '복수'라는 인간 심리를

33세의 익명의 저자가 담담하게 풀어준다.

 

덮어놓고 용서만 권하는 세상에 한권쯤은 꼭 필요한 책.

 

오래만에 특이한 책을 보다.

 

 

복수의 법칙 21

 

1. 결코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된다.

2. 결코 편안하게 통신하지 마라

3. 절대 흔적을 남기지 마라

4. 상대를 잘 파악하라

5. 쓰레기 수집가가 되라

6. 참을성을 가져라

7. 협박은 금기

8. 무엇이든지 현금으로 결제하라

9. 익명으로 거래하라

10. 거리를 두고 멀리서 행동하라

11. 처음에는 작은 무기를 사용하라

12. 잠시 휴식을 취하라

13. 기회를 포착하라

14. 자신의 복수에 불참하는 사람들은 그냥 그대로 두어라

15. 결코 흔들리지 마라

16. 복수는 자신이 즐거워야 한다

17. 결코 부끄러워 하지마라

18.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하라

19. 복수에도 절제가 있다

20. 상대가 되어서 생각해보라

21. 모든 것은 끝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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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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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괜찮은 소설집

이제 나와 동시대를 보낸 작가들의 전성시대다.

쿨하면서도 모두들 적당한 루저들이며.

그런 모든것에 연연하지 않는 우리 세대.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감이 담겨있다.

타파웨어랄까.. 키티랄까.. 그런 우리들만의 코드.

 

나랑 너무 잘 맞는 작가의 발견!

 

결국 보면서 밤을 꼴딱 샜다는..

실력있는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시다.

 

 

 

# 그러니까 나는 카프카만큼 나쁜 남자를 사랑했던 것이다.
   카프카는 한 여자와 두 번 약혼하고 결혼은 안 했다.
   바로 그런 놈을 나쁜 놈이라고 하는 거다.
   여자에게 헛된 꿈을 꾸게 하는 남자는 나쁘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대부분 카프카처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멋진 존재들이다.
   그도 그랬다.

 

# 애인과 헤어지고, 의사한테 금주를 권고받고, 운전도 할 수 없게

   된 남자는 어린아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많을 때는 일주일에

   다섯 번이나 나를 불러냈다. 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사도

   를 발휘하는 여자였다. 나는 그를 대신해 문을 열어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작성했다. 그는 나에게 그날의

   피곤지수를 설명하며 택시를 잡으라고 했다. 그는 턱짓 하나로

   나에게 이것저것 다 시켰다. 나는 새삼 그의 뻔뻔함에 놀랐지만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예쁜 여자가 그렇듯 잘생긴 남자도 관심과

   배려를 받는 쪽에만 익숙하기 마련이었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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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위험한 책-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00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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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은 한 사람의 운명이나 인연을 만들기도 해체하기도 할

수 있는 충분히 위험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난 이 책의 제목이 원제인 종이로 만든 집이었으면 더 좋았

을 것도 같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심했을 이 제목은 책에 인생을 거는 이들의

이야기를 훨씬 더 미스테리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보는 내내 가끔씩 섬뜩했다.

더 책에 몰두하다간 이런 꼴을 당할지도 몰라.. 하는 경고.ㅋㅋ

 

집착이란 원래 화를 부르지만,

비블리오필리(bibliophily)의 이야기는 언제나 신난다.

 

 

 

# 책 한 권을 버리기가 얻기보다 훨씬 힘겨울 때가 많다. 우리는

  궁핍과 망각 때문에 책들과 계약을 맺고, 그것들은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을 지난 삶에 대한 증인처럼 우리와 결속되어 있다.

  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우리는 축적의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정신적인 소득을 기입하듯

  해와 달과 날을 기록하곤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첫장에 자기 이름

  을, 공책에 빌려갈 사람의 이름을 적고 난 연후에야 책을 빌려주

  곤 한다. 공공 도서관처럼 도장을 찍고 소유자의 카드를 꽂아놓은

  책들도 본 적이 있다. 책을 잃어버리는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차라리 반지나 시계, 우산 따위를 잃는 편이, 다시는 읽지

  않더라도 낯익은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과거에 누렸던 감정을 일

  깨워주는 책 한권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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