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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위험한 책-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00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평점 :
판매완료
물론 책은 한 사람의 운명이나 인연을 만들기도 해체하기도 할
수 있는 충분히 위험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난 이 책의 제목이 원제인 종이로 만든 집이었으면 더 좋았
을 것도 같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심했을 이 제목은 책에 인생을 거는 이들의
이야기를 훨씬 더 미스테리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보는 내내 가끔씩 섬뜩했다.
더 책에 몰두하다간 이런 꼴을 당할지도 몰라.. 하는 경고.ㅋㅋ
집착이란 원래 화를 부르지만,
비블리오필리(bibliophily)의 이야기는 언제나 신난다.
# 책 한 권을 버리기가 얻기보다 훨씬 힘겨울 때가 많다. 우리는
궁핍과 망각 때문에 책들과 계약을 맺고, 그것들은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을 지난 삶에 대한 증인처럼 우리와 결속되어 있다.
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우리는 축적의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정신적인 소득을 기입하듯
해와 달과 날을 기록하곤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첫장에 자기 이름
을, 공책에 빌려갈 사람의 이름을 적고 난 연후에야 책을 빌려주
곤 한다. 공공 도서관처럼 도장을 찍고 소유자의 카드를 꽂아놓은
책들도 본 적이 있다. 책을 잃어버리는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차라리 반지나 시계, 우산 따위를 잃는 편이, 다시는 읽지
않더라도 낯익은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과거에 누렸던 감정을 일
깨워주는 책 한권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