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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판매완료
아주 괜찮은 소설집
이제 나와 동시대를 보낸 작가들의 전성시대다.
쿨하면서도 모두들 적당한 루저들이며.
그런 모든것에 연연하지 않는 우리 세대.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감이 담겨있다.
타파웨어랄까.. 키티랄까.. 그런 우리들만의 코드.
나랑 너무 잘 맞는 작가의 발견!
결국 보면서 밤을 꼴딱 샜다는..
실력있는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시다.
# 그러니까 나는 카프카만큼 나쁜 남자를 사랑했던 것이다.
카프카는 한 여자와 두 번 약혼하고 결혼은 안 했다.
바로 그런 놈을 나쁜 놈이라고 하는 거다.
여자에게 헛된 꿈을 꾸게 하는 남자는 나쁘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대부분 카프카처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멋진 존재들이다.
그도 그랬다.
# 애인과 헤어지고, 의사한테 금주를 권고받고, 운전도 할 수 없게
된 남자는 어린아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많을 때는 일주일에
다섯 번이나 나를 불러냈다. 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사도
를 발휘하는 여자였다. 나는 그를 대신해 문을 열어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작성했다. 그는 나에게 그날의
피곤지수를 설명하며 택시를 잡으라고 했다. 그는 턱짓 하나로
나에게 이것저것 다 시켰다. 나는 새삼 그의 뻔뻔함에 놀랐지만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예쁜 여자가 그렇듯 잘생긴 남자도 관심과
배려를 받는 쪽에만 익숙하기 마련이었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