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60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뚱보로 살아온지 어언 10년, 아이를 낳은 후 나는 경도비만에서 고도비만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각종 다이어트를 해도 요요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많이 지치기도 했지만, 다시 조금씩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고 있는 현재. 그런데 문제는 나만 뚱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뿐인 내 딸도 뚱보! 나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일까, 아니면 유별난 식탐때문인 걸까.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뚱뚱함과 관련된 별명이 생겨 울며 집에 오는 날들이 많아지고, 역시나 뚱보인 엄마는 속이 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 벵자멩을 통해 내 딸의 미래를 다녀온 것 같았다.

벵자멩이 놀림 받는 것, 건강에 대한 걱정, 그리고 짝사랑으로 끝나버리는 슬픈 첫사랑까지.

나는 10대와 20대 때에는 날씬, 혹은 정상 체중이어서 사춘기 때의 상처는 없지만, 40에 접어든 지금도 옷가게에 갈 때는 나에게 맞는 옷이 없을까봐 조심스럽다. 사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의 쇼핑은 자제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내 딸! 열살인 우리 딸은 어쩌나. 분명 벵자멩처럼 신체검사를 할 때마다 가슴 졸일 것이고, 10대의 사춘기 남학생들은 내면보다(우리 딸 내면이 그렇다고 비단결인건 아니다) 분명 외모를 볼 텐데. 그렇다면 딸아이의 풋사랑들은 다 벵자멩처럼 고백했다가 슬픈 결말을 맞이하거나 고백도 못해보고 끝날텐데.

내면이 단단해져야지, 혹은 외모지상주의인 이 세상이 나쁘다고 하기에는 뚱보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뚱보인 40대는 벵자멩 삼촌처럼 각종 질병을 달고 살것이고 청춘인 뚱보는 내가 원하는 멋진 이성은 나를 쳐다봐 주지 않을테니.

에잇! 벵자멩처럼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는 해야겠지만 건강을 위해 약간의 다이어트는 필요할 듯 하다. 뚱보인 나와 내 딸, 힘내! 힘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띵띵이가 그랬어 바람그림책 133
윤진현 지음 / 천개의바람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에 온지 한참 된 책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하다 겨우 짬을 내어 읽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이 있는데 라떼는 말이야 하고 꼰대시절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은데 정말이지 나 때랑 비교하면 너무 어리고 철이 없어 늘 잔소리를 한다.
그래서 동화책을 사면 내가 먼저 읽어보고 딸에게 권하며 좀 더 이야기하고 생각해볼 부분들에 대해 강조를 한다.(진짜 잔소리 많네)
주인공인 나는 삽화를 볼 때 초등학교 저학년의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다. 책을 어지럽히거나 냉장고 문을 닫지 않고, 욕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는 띵띵이가 그랬다고 이야기하는데 엄마는 띵띵이 말을 잘 들어주신다.
아마도 이맘때의 아이들은 깜박하거나 정말로 자신이 한것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그래서 띵띵이를 등장시키는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에 엄마도 공룡으로 변해 엄마친구 뿅뿅이가 그랬다고 하는데 나라면 매번 뿅뽕이가 등장하지 않을까 한다.
매번 나는 뿅뿅이가 등장해 딸에게 사자후를 지르니 말이다.
분명 나도 어린시절 진짜 장난꾸러기 여자아이여서 띵띵이랑 친했을텐데... 이 책을 읽으니 요시타케 신스케가 떠오른다. 우리 딸이 제일 좋아하는 일본작가. 그 작가의 책을 보면 어른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재기발랄함에 감탄하게 되는데 띵띵이를 만드신 윤진현 작가도 그런 작가가 될 것 같아 다음 책도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렁뚱땅 고백 퀘스트 소녀성장백과 13
고민실 지음, 최선혜 그림 / 풀빛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책 표지를 보고 좀 당황했다. 책 제목만 봤을때는 뭔가 지브리스러운 일러스트나 좀 더 몽글몽글한 느낌의 표지를 생각했는데 굉장히 애니메이션스러운 느낌? 대놓고 이건 게임에 관한 책이야 하는 느낌이 들어 곧 마흔인 내가 어떻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했다.
(표지 그림을 그리신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이건 취향이라ㅠ)
그런데 이 책, 진짜가 나타났다!
딸아이와 눈오는 날 스벅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그래 한번 읽어보자 하고 폈다가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열두세살쯤으로 짐작할 수 있는 보라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요즘 아이들 느낌에 맞게 잘 나타나있다. 나는 사실 한번도 제대로 휴대폰이든 pc든 게임을 해보지 않았는데 어쩐지 이 책에서 보라가 게임을 하는게 이해도 되고. (그동안 게임을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한게 꼰대스러운 것이란 걸 깨달았다.)
무진이라는 모든게 완벽한, 게임에서 친해진 옆반 남자아이가 고백하고 보라가 얼떨결에 수락하며 그걸 친구 채하가 더 설레하는 것을 읽으며 그간 내가 가르친 5, 6학년 아이들이 떠오르고 또 거의 25년 전의 내가 그리워졌다.
보라는 무진이와 데이트를 했지만 뭔가 이건 아닌데 할 때 농구장에서 만난 은율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런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보라가 친구들과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학교와 그 밖의 장소에서 벌어지며 어느새 내가 엄마미소로 읽게 되었다.
8살 내 딸아이도 언젠가는 첫사랑을 하게 되겠지.
열세살 내가 짝사랑했던 그 남자애는 이제 아저씨가 되어 어디서 무얼 할까. 나중에 교사가 되고 우리반에 같은 이름의 남자아이가 있어서 또 한번 그 짝사랑했던 아이를 떠올렸는데. 그러고도 10년이 또 지나갔다.
이 책은 여학생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감성이 녹아 있으면서도 게임을 아예 안할 수 없는 시대의 특성, 친구관계(동성과 이성 모두)에 대해 기분 좋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내해주는 것 같다.
4, 5학년 여학생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고 나중에 학급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도 좋을 책이다.
눈오는 오늘, 은은한 음악과 아메리카노와 함께 나를 다시금 첫사랑이 준 성탄절 카드에 가슴 뛰게 하고 그리운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 타임머신과 같은 책을 현재 첫사랑 진행중인 소녀들과 한때 소녀였던 이들 모두에게 스윽 내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 바람어린이책 21
이승민 지음, 조승연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부터가 어린 아이들을 잡아당기는 <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는 어른인 나에게는 술술 읽히고 어쩐지 엄마가 주말에 해주시던 돈가스 생각이 나게 하며 미소로 책 표지를 덮게 하는 책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나의 딸아이는 책을 잘 읽지 않아 재미 없다고 느껴지면 온갖 핑계를 대며 안 읽는데 현재 이 책은 하루에 10~15페이지씩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읽고 있으며, 읽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걸로 보아 아이들 또한 괜찮다고 느끼는 책으로 생각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도 하고, 티브이 프로에서랑 보면 똑똑한 개들이 가끔 등장하는데, 녀석들을 보자면 개 탈만 쓰고 있지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런 개들이 혹시 마법사라면? 하는 흥미진진한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러한 설정도 재미난데, 사람(할머니)로 변신한 쿠키가 일요일 점심이면 맛난 돈가스를 수제자 민지랑 먹으러 가는 설정 또한 기가 막히지 않은가? 그런데 일요일의 그 평화로운 루틴을 깨버리는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또한 재미나고, 말주머니가 가득 등장하는 삽화도 책에 나오며 그림도 참 볼만하다.
거대 고양이가 남들의 기억을 먹어버려 쿠키 또한 기억을 잃어버리는데, 그 고양이 왈 기억은 정말 맛있다며 슬픈 기억은 새콤하고 즐거운 기억은 달콤하며, 무서운 기억은 매콤하고 화나는 기어은 상큼하다고 하니 나 역시 기억을 먹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쿠키가 기억을 되찾고 마법으로 그 거대고양이를 보통의 고양이로 바꾼후, 다시 평화롭게 이순례 할머니로 변해 돈가스를 먹는다는 이야기로만 끝나고 즐거울 것인데, 또 민지가 마지막에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어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꽉꽉 채워져 있어 즐겁다.
나의 어린시절 행복했던 기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며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마음이 행복으로 두둥실 거리니 우리 어린이들이 읽으면 얼마나 더 기억에 남고, 혹
"엄마! 나도 일요일 점심에 돈가스!"
라고만 외쳐도 분명 이 책은 아이들에게 남는 즐겁고 행복한 책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촛불이 꺼지기 전에 도마뱀 책장 2
리사 에번스 지음, 강나은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익숙한 동네와 단골인 카페, 그리고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나 연유라떼만을 즐기던 나에게 어린시절부터 변화와 새로움, 여행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12개월 중 3월을 제일 싫어했고 여행가면 첫날부터 집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에 젖었으며 환상이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보다는 굉장히 현실적인 아이였고 지금도 그러한 곧 마흔의 어른으로 늙어가고 있다.

그런데. 하늘색 바탕에 주황색 촛불이 일렁이는 듯한 강렬한 표지의 이 책은 나도 이 책 속의 주인공인 에드와 루, 옆집 아이인 월러드와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집 공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방문하게 된 파일리 할머니댁에서 생일 초를 켜면 잠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부분을 읽었을 때부터 나 역시 즐거운 마음과 흥분됨을 감출 수가 없었고 이 아이들이 사라진 파일리 할머니를 찾는 여정에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떠나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판타지적인 요소도 요소지만 거의 뒷부분에 나오는 아이들의 성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에드가 기회가 있을 때 해볼걸, 후회하는 일은 정말 겪지 않는게 좋다고 말하는 부분! 왜냐하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모든게 변할 수 있으며 뻔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이 갑자기 아예 불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구절은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도 몸이 아프면서 20대 때는 아주 당연시 했던 어떤 일들을 못하게 되었고 매주 병원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주눅들어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읽으면서 정말 눈물이 나왔다.
촛불 하나가 켜지면서 소원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4분도 채 되지 않지만 진짜 내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시간들은 분명 그 소원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겠지!
파일리 할머니는 자신의 마음속 촛불이 꺼지기 전에 정말로 모험을 떠난다고 하는데 나도 같이 그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
난 몸이 아파, 나이도 이제 많아, 어른으로, 직장인으로,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살면서 할일도 많고 꿈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난 한번 더 몸을 일으켜 내 삶의 촛불을 켜기로 했다.
로재나 파일리, 나도 진짜 모험을 떠날거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