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꺼지기 전에 도마뱀 책장 2
리사 에번스 지음, 강나은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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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동네와 단골인 카페, 그리고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나 연유라떼만을 즐기던 나에게 어린시절부터 변화와 새로움, 여행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12개월 중 3월을 제일 싫어했고 여행가면 첫날부터 집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에 젖었으며 환상이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보다는 굉장히 현실적인 아이였고 지금도 그러한 곧 마흔의 어른으로 늙어가고 있다.

그런데. 하늘색 바탕에 주황색 촛불이 일렁이는 듯한 강렬한 표지의 이 책은 나도 이 책 속의 주인공인 에드와 루, 옆집 아이인 월러드와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집 공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방문하게 된 파일리 할머니댁에서 생일 초를 켜면 잠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부분을 읽었을 때부터 나 역시 즐거운 마음과 흥분됨을 감출 수가 없었고 이 아이들이 사라진 파일리 할머니를 찾는 여정에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떠나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판타지적인 요소도 요소지만 거의 뒷부분에 나오는 아이들의 성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에드가 기회가 있을 때 해볼걸, 후회하는 일은 정말 겪지 않는게 좋다고 말하는 부분! 왜냐하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모든게 변할 수 있으며 뻔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이 갑자기 아예 불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구절은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도 몸이 아프면서 20대 때는 아주 당연시 했던 어떤 일들을 못하게 되었고 매주 병원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주눅들어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읽으면서 정말 눈물이 나왔다.
촛불 하나가 켜지면서 소원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4분도 채 되지 않지만 진짜 내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시간들은 분명 그 소원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겠지!
파일리 할머니는 자신의 마음속 촛불이 꺼지기 전에 정말로 모험을 떠난다고 하는데 나도 같이 그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
난 몸이 아파, 나이도 이제 많아, 어른으로, 직장인으로,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살면서 할일도 많고 꿈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난 한번 더 몸을 일으켜 내 삶의 촛불을 켜기로 했다.
로재나 파일리, 나도 진짜 모험을 떠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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