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 ㅣ 바람어린이책 21
이승민 지음, 조승연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평점 :
책 제목부터가 어린 아이들을 잡아당기는 <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는 어른인 나에게는 술술 읽히고 어쩐지 엄마가 주말에 해주시던 돈가스 생각이 나게 하며 미소로 책 표지를 덮게 하는 책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나의 딸아이는 책을 잘 읽지 않아 재미 없다고 느껴지면 온갖 핑계를 대며 안 읽는데 현재 이 책은 하루에 10~15페이지씩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읽고 있으며, 읽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걸로 보아 아이들 또한 괜찮다고 느끼는 책으로 생각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도 하고, 티브이 프로에서랑 보면 똑똑한 개들이 가끔 등장하는데, 녀석들을 보자면 개 탈만 쓰고 있지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런 개들이 혹시 마법사라면? 하는 흥미진진한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러한 설정도 재미난데, 사람(할머니)로 변신한 쿠키가 일요일 점심이면 맛난 돈가스를 수제자 민지랑 먹으러 가는 설정 또한 기가 막히지 않은가? 그런데 일요일의 그 평화로운 루틴을 깨버리는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또한 재미나고, 말주머니가 가득 등장하는 삽화도 책에 나오며 그림도 참 볼만하다.
거대 고양이가 남들의 기억을 먹어버려 쿠키 또한 기억을 잃어버리는데, 그 고양이 왈 기억은 정말 맛있다며 슬픈 기억은 새콤하고 즐거운 기억은 달콤하며, 무서운 기억은 매콤하고 화나는 기어은 상큼하다고 하니 나 역시 기억을 먹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쿠키가 기억을 되찾고 마법으로 그 거대고양이를 보통의 고양이로 바꾼후, 다시 평화롭게 이순례 할머니로 변해 돈가스를 먹는다는 이야기로만 끝나고 즐거울 것인데, 또 민지가 마지막에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어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꽉꽉 채워져 있어 즐겁다.
나의 어린시절 행복했던 기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며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마음이 행복으로 두둥실 거리니 우리 어린이들이 읽으면 얼마나 더 기억에 남고, 혹
"엄마! 나도 일요일 점심에 돈가스!"
라고만 외쳐도 분명 이 책은 아이들에게 남는 즐겁고 행복한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