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과 개인적 책임을 신비주의적이고 초자연적인 아우라를 지닌 대의명분 속에 감추도록 장려하는 그런 분위기가 분명 존재했다. (……) 전쟁을 그토록 참혹하게 만든 것은 현대적 무기와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포 전술도 물론 한몫했지만, 그와 더불어 이처럼 적을 비인간화하는 경향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 P730

정치적 신념의 양극화는 전쟁의 양 당사자 모두에게 자신들이 믿고 있는 모든 것이, 혹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까지도 모두 전쟁 결과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바로 이것이 두려움을 자포자기적 용기로 바꾸었다. - P737

그러나 스페인 내전은 무엇보다 인간적 측면에서 가장 잘 기억될 것이다. 즉 신념의 충돌, 잔인성, 관용과 이기심, 외교관들과 장관들의 위선, 이상의 배신과 정치적 책략,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 진영에서 싸운사람들의 불굴의 용기와 자기 희생 등으로 말이다. 그러나 역사(역사는결코 깔끔하지 않다)는 항상 질문으로 끝나야 한다. 결론을 내리는 것은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다. - P740

프랑코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별로 한 역할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공화군에게 크게 불리한 쪽으로 벌어진 차이를 더 심화하고, 공화군의 용기와 희생을 헛되이 낭비함으로써 전쟁을 패배로 몰고 간 것은 공화군 지도부였다. - P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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