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계를 스칠 때 - 정바비 산문집
정바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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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제에 이어 오늘도 뮤지션이 쓴 책 2탄. 가을방학, 줄리아 하트, 바비빌 모두에 속해있는 그 뮤지션, 정바비가 쓴 책, 너의 세계를 스칠 때. 어제 올렸던 양양의 에세이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까칠하고 삐딱하고 많이 꼬여있다. (좋은 의미로) 편의점 대신 불편의점이 꼭 필요한 세상이라고 말하고, 인기 있는 여자아이보다는
인기 없는 여자아이가 좋다고 말한다. (그 인기 없는 여자애의 시선으로 만든 곡이 바로 '인기 있는 남자애' 였겠지?) 

동그란 안경을 끼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일상에 대한 고찰을 노트북에 타닥타닥 타이핑하는 정바비가 떠오른다. 살짝 삐딱하고 위트있는 그의 아이디어들이 흘러 넘쳐서 그게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결합한 곡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사를 비교적 귀 기울여 듣지 않는 내 귀를 사로잡는 살짝 다른 시선으로 쓰여진 가사들, 오래도록 계속 들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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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는 죄책감 느끼는 일 없이 한 사람의 쾌락주의자로서 인생을 흠뻑 즐기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것이며, 바다를 보고 싶을 땐 바다로 갈 것이며,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정거장을 지나칠 것입니다. 키스를 아주 많이 할 것이며, 좋아하는 노래를 큰 소리로 따라 부를 것이며, 당신을 사지로 몰아넣은 사람들과 그 살풍경한 정신세계들에 대한 신랄한 농담을 아주아주 많이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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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미덕은 사람의 마음을 조그맣고 착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겨울에 오거나 간 것은 본래 가치보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자기기만이 아니라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신의 일상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은 분명 재능이자 축복일 것이다. 그런 재능도 없고 축복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무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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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본주의공화국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 전병근 옮김 / 비아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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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동적평형에서 선정한 이번 달 책. 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인 제임스 피어슨과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었던 (지금은 더 부스라는 맥주회사 창업자로 더 유명하지만) 다니엘 튜더가 들여다본 북한에 관한 책. 처음엔 '조선자본주의공화국' 이라는 제목에 혹시 많이 어려울까 좀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원제는 North Korea Confidential. 어려울 것 없었다. 북한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벌고 사는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방송을 듣는지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모두 적었다. 저자들은 누구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그랬다간 그들은 처벌받기 때문이다.) 3명의 정보원을 통해 북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북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내가 작년 여름 쿠바에 갔을 때, 쿠바 사람들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걸 알면 꼭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 물었다. 남한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도 공산주의 국가지? 우리 쿠바랑 비슷하니?" 라고 물었었다. 나는 "아니아니, 거긴 노래도 춤도 없어, 너네랑 달라. 자유가 없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노래도 춤도 없는지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게. 북한엔 노래도 춤도 없지 않다. 책을 읽어보니 남한 사람들보다도 술을 더 많이 마시고, 홈파티를 즐기는 것이 북한 사람들의 삶이라고 하지 않는가.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쿠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돌아다녔구나. 

정말 슬프게도, 초,중,고,대학교 16년 정규교육을 받는 동안 제대로 북한의 삶에 대해 배운 것은 싸그리 뭉쳐도 2~3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 같다. 가끔 핵폭탄 소식으로만 마주할 뿐이고. 알고 싶고 듣고 싶다, 북쪽에 있는 그 사람들 이야기를. 돕고 싶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

책을 통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실들, 밑줄 친 구절들 이 곳에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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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에서는 휴대전화가 없는 젊은이가 '루저'로 취급받는가 하면, 사회생활을 즐기기도 어렵게 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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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아주 높게 쳐준다. 직접 마시는 술로도높게 치지만 일종의 현찰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근사한 위스키 한 병을 건네면 경찰도 눈을 감아 주고, 교수도 최고 학점을 주며, 정말이지 외국 관광객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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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탈북자들이 농담조로 '두바이', '평해튼' 이라 부르는 평양 중심 만수대 지역의 근사한 아파트는 10만 달러 이상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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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식통은 북한 정부의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성분이 낮아 장래희망에 한계를 느낀 친구 이야기를 전해 줬다. 이 친구는 상관에게 뇌물을 주기로 결심했고, 그랬더니 예상대로 더 나은 직위에 배치됐다. 그리고 난 후 그는 나아진 직위를 이용해 더 많은 뇌물을 착복했다. 결국 그가 처음 상관에게 건넨 뇌물은 사실상 투자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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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말로 그가 진정으로 특출 났던 분야였다. 그(김정일)가 유일하게 진짜로 행복해 보였던 때가 편집실에서 필름을 자르거나 카메라 앵글을 열심히 들여다 볼 때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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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이언 보스트리지 지음, 장호연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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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형편이 넉넉치 않았는데도 엄마는 우리 자매 두 손을 꼭 잡고 음반가게에 가서 클래식 음반을 샀다. 비발디의 사계도 있었고, 목소리가 굵은 남자가 노래를 하는 음반도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겨울나그네였다. 들을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난다. 음반을 들으며 책을 읽는 맛이 남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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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 - 행복한 집시 쨍쨍의 여행 이야기쇼
쨍쨍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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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은 책이 나오기 전에 여행쇼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세상을 밝게 보고 그 자신이 세상을 환하게 만든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이런 특별한 여행을 한다고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당신이나 나나 똑같고, 누구나 원하는 방식대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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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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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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