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그 계절을 즐기는 일인 것 같다. 올 봄은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를 읽고, 봄의 정취를 흠뻑 누렸다. 그의 책이 워낙 섬세하고 어려워서(마치 유리같다고 할까 아주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 초집중하고 한문장 한문장 읽어야 하고, 이해 되지 않을땐 또 다시 읽어야 하기에, 늘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그래도 그간 그의 작품을 꾸준히 놓지 않고 읽은 덕에 <풀베개>도 어렵지 않게 독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00자평 리뷰에 썼듯이 ‘비인정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쓰여졌지만, 평소 소세키 선생의 예술론, 문명론을 펼친 얘기 같았다. 근데 신기하게도 다 읽은 후, 작품해설을 읽으니 내가 말한 그대로 설명되어 있었다. 희열을 느꼈다. 하늘에 맹세하지만, 난 정말 작품해설을 먼저 읽지 않았는데,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독해하고 느꼈다는 걸 알게 되어 정말 좋았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의 어려운 작품을 온전히 이해했다는 점에서.ㅎ
그간 읽은 그의 소설 중, 순위는 1위가 <그후>, 2위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였는데, 이제 <풀베개>가 2위로 바뀌었다. 그만큼 좋았다. 나쓰메 소세키는 천재다. 그의 예민한 관찰력, 섬세한 문장력 나아가 삶에 대한 관조적 시선까지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고 배우고 싶다. 나는 천재가 아니니 훈련을 통해 조금이라도 흡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처음 그렇게 읽기 힘들었던 그의 작품을 이제는 제대로 맥을 짚으며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훈련을 통한 것이었으므로. 계속 훈련하여 더 많이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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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으로 만나는 도시골목여행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7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김란기 지음 / 발언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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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도시골목여행을 즐기기에 김란기쌤의 글과 사진에 관심갖고 봐왔던터라 이 책이 반가웠다. 책 내용도 좋다. 답사 다녀온 곳은 미처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어 좋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답사 계획을 짜는데 도움이 되어 좋았다. 단 하나, 책이 낱장으로 쉽게 뜯어진다. 출판사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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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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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열개 주고 싶은데 없어서 다섯개. '비인정의 여행'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평소 소세키 선생의 예술론을 펼치신 책 같다. 그의 책 중 가장 얇다.ㅎ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시작된 딱 지금 마침맞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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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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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진리는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단순한 진리를 깨닫는 순간은 무언가를 내려놓았을 때.. 그래서 인생은 신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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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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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이고 분별력있는 엘리너와 감성이 풍부한 메리앤. 아무래도 난 메리앤처럼 감성적인 면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침착하고 이성적인 엘리너의 성향이 부러웠다. 면밀한 관찰력으로 인간의 본능과 심리를 예리하게 간파하고 글로 묘사한 제인 오스틴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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