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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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 양반 정말 멋을 아는 사람이야, 이러니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지. ㅎㅎ
솔직히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를 좋아라 하지 소설은 그닥이어서 선뜻 읽어볼 맘이 없었는데, 누가 단편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에 있는 멋진 문장을 sns에 올린 걸 보고 "오잉?! " 눈이 동그래져 바로 구입, 여덟편의 단편 소설 중 다섯번째인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을 바로 읽었다.
이거이거 소설이 아니고 그냥 에세이잖아~! ㅎ 작가가 야구를 좋아하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바로 얼마전 읽었던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에서 자세히 알게된 작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똑같이 그대로 적혀있기에.
자신이 오랫동안 응원한 팀이 거의 매 경기를 질때마다 그것을 세상의 이치로 여겨지도록 자기 몸을 서서히 길들여갔다는 것. 인생은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더 많기에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잘 지는가' 하는 데서 나온다는 문장이 넘나리 멋졌다.
야구 경기를 티비가 아닌 직접 경기장에 가서 직관하는 맛이 어떤 건지 자세히 묘사하는 부분에선 공감과 동시에 묘한 쾌감도 느껴졌다는 ㅎ 요즘 무뎌진 내 마음에 신선한 각인을 새겨준 이 단편 소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사서 읽은 만족감이 충분히 채워졌다.
뭐 책이 별건가? 이런 기쁨과 충만감을 주면 좋은 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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