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신간만 읽어오다가 갑자기 문득 옛 정취 그때의 어휘가 그리워 박완서 단편을 읽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재미나 스토리로도 읽지만 내가 미처 모르는 새로운 어휘를 발견한다는 기쁨도 있기에. 요즘 작품에 쓰이는 어휘는 다 거기서 거기, 단어나 문구도 살아 변하는 것이기에 사라지기도 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박완서 작품은 거의 70년대 물질주의 세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많은데, 지금 생각하면 그땐 그저 인간미와 정으로 뭉친 시대 같은데 박완서 눈썰미는 늘 날카롭다. <이별의 김포공항>도 당시 미국을 동경하며 이민을 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굉장히 신랄하다. 맘에 쏙 든다.ㅎ지청구: 까닭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짓금시발복: 어떤 일을 한 보람으로 당장 복을 받아 부귀를 누림서발막대 거칠 것 없는: 서 발이나 되는 긴 막대를 휘들러도 아무 것도 거칠 것이 없다는, 집이 가난하여 세간도 없다 지금은 사라진 이런 표현들이 재밌다. 이젠 옛 말이 그리울 때가 있다.